2. 우리만의 언어
"기찌기찌하다~~"
"기찌기찌 기찌기찌"
이 외계어(?) 같은 말이 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 가족만이 쓰는 언어다. 어디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남들은 쓰지 않는 우리 가족만이 아는 단어다.
이런 말이 오가는 상황은 온 가족이 기다리는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분위기를 잡으며 소파에 하나둘 모여들 때거나,
캠핑장에서 아늑하게 장작불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을 때,
아니면 신나는 어딘가로 향하는 차 안에서,
가령 특별한 맛집을 찾아가는 경우였던 것 같다.
'기찌기찌하다'를 말하는 상황은 꼿꼿이 앉아 있는 법이 없다. 다른 누군가의 어깨에, 쿠션에 기댄 세상 편안한 자세였던 것 같다.
언제부터 이 말을 썼는지 모르겠다.
큰아이는 자기가 먼저 썼다 하고 자기가 만든 단어라고 한다.
아마도 두 아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이었을 거다.
아이들은 아늑하고 포근하고 설레는 순간에 이 말을 한다.
아이들에게 그게 무슨 의미냐고 물으니,
자기들도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기찌기찌는
우리 가족의 아늑하고 편안하며 설레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게 아닐까?
기찌기찌는
우리 가족만의 좋은 기억의 비밀이자 약속일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을 연결하고 있는…….
우리 가족의 기분 좋은 순간을 접속하는 교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