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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니 Nov 07. 2022

19년째 태교 중입니다만...

2. 우리만의 언어

우리만의 언어               


"기찌기찌하다~~"     

"기찌기찌 기찌기찌"     

이 외계어(?) 같은 말이 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 가족만이 쓰는 언어다어디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남들은 쓰지 않는 우리 가족만이 아는 단어다.     


이런 말이 오가는 상황은 온 가족이 기다리는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분위기를 잡으며 소파에 하나둘 모여들 때거나,     

캠핑장에서 아늑하게 장작불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을 때,     

아니면 신나는 어딘가로 향하는 차 안에서,     

가령 특별한 맛집을 찾아가는 경우였던 것 같다.     


'기찌기찌하다'를 말하는 상황은 꼿꼿이 앉아 있는 법이 없다다른 누군가의 어깨에쿠션에 기댄 세상 편안한 자세였던 것 같다.     


언제부터 이 말을 썼는지 모르겠다.     


큰아이는 자기가 먼저 썼다 하고 자기가 만든 단어라고 한다.     

아마도 두 아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이었을 거다     


아이들은 아늑하고 포근하고 설레는 순간에 이 말을 한다.     

아이들에게 그게 무슨 의미냐고 물으니,

자기들도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기찌기찌는

우리 가족의 아늑하고 편안하며 설레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게 아닐까?     


기찌기찌는     

우리 가족만의 좋은 기억의 비밀이자 약속일지도 모른다우리 가족을 연결하고 있는…….     

우리 가족의 기분 좋은 순간을 접속하는 교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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