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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상설계 Jan 03. 2021

#063 / After Question 04. (7)

기획과 첫 OT까지

오랜만에 워크샵을 진행했다. 3~4개월만인 것 같다. 

OT를 진행하면서 들었던 질문들과 뒷 이야기들이 날아가기전에 잠시 묶어두려한다.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시즌제 드라마로 따지면 After Question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처럼 구성하려고 했다. 2020년 세개의 After question과 ㅁㅁㅁ(평양 ㅁㅁㅁ)을 진행하면서 쌓인 경험들과 노하우, 아쉬운 점과 피드백들을 종합하고 정리하여 흘러가지 않도록 또 하나의 워크샵으로 구현해놓고 싶었다. 이전에 워크샵들이 건축의 바닥, 카페, 대학가 술거리, 평양에서의 정치적 건축 등 주제에 방점이 찍힌 기획들이었다. 이 주제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현상설계가 가지고있는 건축적, 도시적 관점을 참가자들에게 설득력있게 알려주고 그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으로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러다보니 주제뿐만 아니라 태도와 관점에 대한 공감대와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상당부분 시간을 소요했다. 그것도 주제가 중심이다보니 해당 분량을 줄였음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이전 워크샵에 그런 관점을 점점 짧게,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계속 달리하면서 진행했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관점을 정리하고 이론적 근거, 실제 사례들을 찾으면서 우리의 관점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금번 워크샵에서는 이러한 관점과 태도를 주로 다루려한다. 정리하고 이것을 실제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의 첫 기획은 '라스베이거스의 교훈'에서 따왔다. 



라스베이거스를 통과하는 91도로는 상업가로의 전형을 가장 순수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 형태를 치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하는 일은 오늘날 건축가와 도시학자에게 퍽 중요하다. 마치 앞선 세대에게 중세유럽과 고대로마 및 그리스 연구가 중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연구는 오늘날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고있는 새로운 도시유형, 우리의 기존 상식과 전혀 다른 탓에 제대로 분석해내지 못하고 그리하여 그저 도시 확장 (urban sprawl)이라고만 여기고 있는 그 유형을 규정하게끔 해줄 것이다. 우리 스튜디오의 목적은 선입견 없는 열린 마음으로 이 새로운 유형을 이해하고 적절한 연구 기법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적인 스튜디오이다. 우리는 새로운 공간과 형태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도구 및 이를 표현하기 위한 그래픽 도구를 새로이 고안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사가 결여되었다는 비판은 말아 달라.우리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단련하고 있다. 

- 라스베이거의 교훈 중 -


학교에서는 스튜디오, 그 외에는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경쟁 속에 놓여있다. 교수님의 눈치를 보며 내 생각이 맞는지 의심하지 않으면서, 공모전에는 이런 아이디어가 먹힐 것 같다는 말로 아이디어를 추리지 않으면서, 경쟁들에서 한발 물러서서 열린 마음으로 참식한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건축 설계로 잇는 경험을 하길 바라면서 기획했다. 


프로젝트의 전제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단에 리서치를 하고 뒷단에 설계라는 물리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실제 현상을 관찰, 조사, 분석하여 특정 패턴을 찾고 이러한 패턴을 수집한다. 수집한 패턴과 상상을 편집, 배열하여 하나의 시나리오로 지어내길 바란다. (지난 글 중 '우리가 하는 것의 전제'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주 쉽게 말하면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형 역사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PCM이라는 살바도르 달리의 예술적 관점을 재해석해서 적용해보고자 했다. 이는 정신착란증의 뉴욕(렘쿨하스)의 서술 관점이기도 하다. 여러번 읽었음에도 책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이러한 관점에 대해 더 공부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워크샵을 할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작년 한 해 동안에 내가 기댈 조그만 답을 만들어놓았다. 잠시 잡아둘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위에서 경쟁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러한 경향은 온라인에서 건축 교육 컨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취업 포트폴리오, 렌더링+리터칭 뽀개기, 다이어그램 마스터하기, 도면 정복하기' 등의 또 다른 경쟁을 위한 튜닝으로 소비된다고 생각한다. 아쉬웠다. 내가 모르는 것일 수 있으나 워크샵 등의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나 모여서 건축 얘기할 곳이라고는 대외활동을 지원하고 연간 활동을 하는 것외에는 그 기회를 포착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물이 지어지는 것은 퀄리티 싸움일 수 있지만 생각에 있어서 퀄리티 싸움은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을 할 시간에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 툴을 배우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참가자들도, 필자도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 이러한 일을 기획했다. 이러한 생각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함께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ㅁㅁㅁ도, After question도 또 다른 기회들에도 필자의 노력을 서슴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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