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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기 May 19. 2019

어떤이의 이야기였다.

과거:

너무 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을 알면서도, 아니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기려고 했던 그의 모습이. 내가 내 진심을 표현하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내 진심이 부족해서였는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솔직하지 아니 솔직해 본 적 없었다. 솔직하다는 건 나에게 좋은 것보다는, 상처가 되어 돌아온 적이 더 많았다. 그의 말대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누군가에게 관심을 둔다는 게, 그리고 사랑을 한다는 게 나쁘고 잘못된 게 아닌데 내가 받았던 상처들로 인하여 나는 많은 나날들을 내 마음을 숨기며 나 혼자 삭히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솔직해져도 좋다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솔직해지는 건 마치 발가벗고 있는 것 같다고.” 그의 눈빛은 나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럴 수 있겠다며 나를 이해해 주었다. 사랑에 상처 받았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의 그가 있게 된 거라 생각했다. 혼자의 삶을 사랑하는, 그 어느 누구도 그의 삶에 들이지 않으려 노력하던, 예전의 나의 모습과 같았다. 죽을 만큼 사랑을 밀어내고 있었지만 그 밀어내는 순간조차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매일 밤 잠을 자기 전, 수많은 상상을 한다.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 상상하고 또 상상한다. 그와 함께 하는 상상 속에는 그와 나, 우리가 참 행복하다.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이 솔직해졌고, 그는 그의 삶보다 나를 더 많이 사랑해주는. 우리가 함께 해 더욱더 빛이 나는 그런 사랑. 어쩌면 그가 혼자인 그의 삶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건, 진짜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겉으로는 참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의 진짜 삶에는 그를 설레게 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에게 가져주는 관심이 절실했고, 그와 함께 그의 삶을 나누어 줄 사랑이 간절했을지 모르겠다. 철벽을 친다며 투덜댔던 내게 그는 무미건조해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솔직히 서운했다. 누가 봐도 그는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게 보였으니까. 그의 문자를 기다리지 않으려 핸드폰의 문자 알람까지 꺼놓으며 하루를 보냈다. 오늘도 내가 보낸 투정만 하나 더 늘었겠지 생각했다. 집착하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혹시나 나를 질려할까, 행여나 내가 방해될까 마음 졸이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설마 올까 했던 그의 문자. “뭐해.” 라며 내 이름을 불러주던. 소리를 질렀다. 이미 심장은 터졌고, 눈물까지 날 것 같았다. 눈이 부신 사랑의 시작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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