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액 급감
2023년 외국기업들의 중국 직접 투자액(FDI)이 1993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021년 3,441억 달러로 최대 이후 2023년은 330억 달러(약 44조)라니 아주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2022년 말 뒤늦은 "위드 코로나" 이후 중국이 인력, 물자 이동이 자유로워진 "정상 경제"가 가능해진 2023년이 이러니 실망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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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 축소?
기업들도 중국 투자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지 오래다. 임금 수준이 높아졌고, 물가도 상승했다. 중국은 더 이상 저비용 공장을 돌리는 나라가 아니다. 삼성은 이미 베트남을 대안 제조기지로 선정하여 스마트폰, 반도체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인도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는 기업도 많다. UN 인구기금에 따르면 2023년 인도 인구수는 14.29억 명으로 중국 14.26억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인구 고령화 속도도 너무 빠르다. 젊은이들이 애를 낳지 않는다. 2023년 중국 인구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중국은 급속 성장하는 슈퍼파워에서 너무 빨리 늙어가고 있다.
왜 외국 투자자들이 떠나가나?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분리, 중국의 고비용 구조 전환, 부동산 침체 등 수요 부진, 중국 기업 경쟁력 향상이 주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가 넘는 법인은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반도체 등을 미국 시장에 팔 수 없다. 기업들은 중국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고 있다.
최근 10년 중국 상해 평균 임금 상승률은 7% 수준이다. 정부가 부양책을 써도 부동산 시장은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 얼어붙은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제 돈이 생겨도 투자하기보다는 대출 상환을 한다고 한다. 코로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크고 깊다.
최근 한국을 다녀왔는데 한국은 이제 중국 가성비 제품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품질이야 한국 제품이 좋지만 가격이 두 배니 "이 가격에?"라는 생각이 들 수뿐이 없다. 중국 기업들은 대단한 가격으로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 삼성 핸드폰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느낀 지 이미 수년이 지났다. 반면 한국인으로서 스스로를 위로하자면 서비스 수준은 아직 모든 면에서 한국이 훌륭하다. 이게 우리가 향후 먹고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
아무튼 어중간한 범용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중국에서 이제 설 자리가 없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품질 제품을 만들던지, 아니면 중국보다도 더 싼 가성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바로 아웃이다.
외국 투자자를 잡으려는 공무원
최근 1년 중국 공무원들의 태도가 급변했다. 여러 명목으로 세금 내라 압박하던 세무 공무원들은 태도가 유연해졌다. 외국인 첨단기업을 모신다며 외국인 초청 콘퍼런스도 연일 진행된다. 우리 회사도 영문도 모른 채 참가하고 왔다. 공무원들이 우리 회사를 방문하여 다른 투자 계획이 없는지 자주 묻는다. 외국 기업을 내국 기업과 동일하게 대하겠다, 불편한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 어디까지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친근히 다가온다. 당황스럽다.
얘기를 들어보니 작년 공무원들 월급이 30%나 줄었다고 한다. 대한민국과 달리 공무원 급여 중 "성과 보너스"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 부동산이 안되니 지방 정부가 돈이 없고, 기업이 적자니 지방 정부는 돈이 더 없다. 그래도 중앙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라니 공무원은 역시 공무원,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한국 본사의 시선은 곱지 않다. 너무 빠른 중국 시장의 변화가 당황스럽다. 시장보다 더 빨리 변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