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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Jul 16. 2024

손에 손 잡고

덥다 더워.

올 해는 장맛비가 야행성 폭우로 잠깐 사이에 엄청 퍼붓는 양상이래.

누나, 에어컨을 썩 좋아하지 않잖아.

형은 예민한 사람이라서 눅눅한 공기를 못 견뎌하거든.

여름만 되면 온 집안에 제습기 끌고 다니며 돌리고, 화장실 바닥 선풍기로 싹 말리고 얼마나 부지런한지 몰라.

여름내 밤마다 에어컨을 돌리기도 그렇고, 나는 에어컨 바람에 갇혀 있는 것이 싫어서 안방에 부녀 잠자리를 마련했어.

트윈 베드를 세팅하고 누나는 넓은 거실을 차지했지.

창문을 열어 두고 자니,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빗소리까지 두 귀가 호사를 누리는구나.

이다음에는 섬에 살아보고 싶어.

언제든 바다에 닿을 수 있는 곳에….

누나 유독 일본 문학을 좋아하잖아.

‘오가와 이토’

치유소설이 그녀의 시그니처야.

『츠루카매 조산원』, 『라이온의 간식』의 배경이 되는 섬마을, 그런 곳에 살 수 있다면….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을 읽으면서는 몽골에 가 보고 싶었어.

작가가 요리 솜씨도 대단하신가 봐.

이야기 속에 얼마나 푸짐한 음식이 등장하나 몰라.

사람의 몸과 마음에 포만감을 선사하는 능력, 은혜롭도다.

 누나, 일본 작가들을 흠모하게 되면서 한류 열풍 이해했잖아.

일본 아줌마들이 ‘욘사마’ 보겠다고 비행기 타고 한국 날아오는 그 열정, 공감하겠더라고.

나도 ‘오쿠다 히데오’ 선생님 손 한 번 잡아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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