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3%의 장사법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께서는 내가 처음으로 끓인 라면을 맛있게 드시며 행복해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맛있는 음식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에 셰프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부분의 또래들이 대입수능준비에 한창일 때 ) 진로를 조리학과로 결정하고 (주방에서 경험을 쌓으며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호텔 실습을 시작으로 최고급 호텔, 일식, 중식, 해외 유학,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개인 사업 등을 통해 셰프로서의 커리어를 10년 정도 쌓았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던 어느 날, 나의 가치관을 바꾼 계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배울 게 많고, 내가 넘지 못할 산이라고 여기는 멘토인 선배 셰프가 운영하던 개인 레스토랑이 적자로 폐업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다. 선배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신선한 식재료를 고르고, 작은 것 하나까지도 정성을 들여 고객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런 선배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가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뿐만이 아니다. 성공한 셰프의 모습을 보여주던 많은 선배(들이) 호텔과 레스토랑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업으로 전향한 길 한복판에 연약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이러한 현실은 결코 이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주일에 6~7일, 하루에 10시간 넘게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는 대한민국 600만 자영업자들의 80%가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그때부터 ‘최고의 음식이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최고의 음식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멋있고, 화려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음식에서 벗어나 진짜 팔리는 음식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캐비어, 송로버섯, 최고급 횟감 등을 핀셋으로 조심스레 올리던 일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 회사에 들어가 하루에 500개씩 도시락을 만들었다. 또 샌드위치를 만들고, 저렴한 부위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업에 관한 책들도 미친 듯이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책 글귀에 밑줄을 긋고, 외우고, 내가 만드는 음식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공식이 그려지기 시작하자 그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고 싶어졌다.
여전히 많은 자영업자가 음식을 맛있게 만들면 손님이 좋아할 것이라고 믿고 사업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좀 세게 말해야겠다.
“꿈 깨라.”
간혹 오직 뛰어난 음식 맛만으로 장사가 잘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확신한다. 5% 내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맛있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채워진 곳에 돈을 지불한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 (문제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좋든 싫든 자영업자는 창의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노력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특히 세계에서 유행의 변화가 가장 빠르다는 대한민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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