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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경주 Oct 22. 2024

도서관사람들

07.  휴대폰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 전화벨 소리가 크게 울린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휴대폰 무음" 표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소리는 늘 살아있다. 특히 노인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무지하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도서관을 즐겨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즐기는 것을 보아서는 휴대폰을 무음으로 변경하는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변경하는 것을 깜박한 것도 아닌 것 같다. 휴대폰의 소리를 죽이면 마치 자신이 죽는 것 같은 것일까?  의문이 생긴다. 

최근에 열람실 PC를 사용할 일이 많아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많은 노인들이 진을 치고 있는 도서관의 열람실은 전화벨 소리가 대략 30분 간격으로 여기저기서 띵띵띵, 따르릉 심지어 노래 멜로디까지 참 다양하게 울린다. 휴대폰 소리가 울리는 순간은 조건반사적으로 깜짝 놀라면서 내 휴대폰이 껴져 있는지 재차 확인하게 된다. 그러고는 안도의 한숨과 더불어 도서관 서기가 나서서 이 소리를 어떻게 해주지 않나 하는 구원의 눈길을 계속 보낸다. 도서관 직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일체의 미동도 없이 무덤덤하게 하던 일만 계속한다.

그때 울리는 휴대폰 소리 하나. 휴대폰의 주인은 아주 큰소리로 통화를 하면서 열람실 입구 쪽으로 느릿느릿하게 걸어 나간다. "내일 우리 모임 말이야..."

내일은 휴대폰 소리 하나가 안 들리겠구나!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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