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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트루 Aug 23. 2023

온라인강의 팔이에게 천만원 작업 사기를 당했다.

당신의 지갑을 유혹하는 온라인 가짜 사업 강사를 조심하세요


지인이 작업을 당했다.


1. 그는 정말 촌철살인 팩트 폭격기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랬다. 간결한 문장 오랜 사업을 통한 자신만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더불어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중계하듯 SNS를 통해 보여줬다. 하루에도 긴 호흡의 글을 보통 3개~많으면 5개까지 올렸고 사실 생각해 보면 거기서부터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정말 자기 사업에 바쁜 사람들이 한가로이 긴 글을 적으며 사진과 함께 올린다는 건

결국 본인이 주장? 하는 사업에 집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는데 편집장씩이나 하는 분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분이라 나도 정말 찐 사업가인줄로만 알았지 뭐.


2. 단순히 벤츠를 타거나 매일 몇십만원씩 찍히는 통장을 인증하거나 그런 전략이 아니라 이건 정말 고도의 니치 마케팅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보여주기식으로 사람을 낚는 사람들을 역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마치 자신은 그런 사람과 결이 다른 사업가로 가구매, 가리뷰, 트래픽 어뷰징 등을 하지 않는 진정성 있는 온라인 셀러이자 진정성 넘치는 사업가로 포지셔닝을 했더라지.


3. 회사생활만 오래 한 사람들. 은퇴를 몇 년 앞둔 직장인들. 자기 사업이 해보고 싶은 사회 초년생과 새파란 대학생들. 그런 사람들이 그의 좁은 타깃이었던 것 같다. 정말 자기 자신에 대한 브랜딩 실력하나는 최고다. 나조차도 그의 글을 읽으며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라며 고개를 끄덕였으니 말이다.  


4. 그가 진행하는 비즈니스 강의 프로그램은 다른 강의들과 격이 달랐다.(아니 그렇게 마케팅을 했다)

말아먹었지만 숙박업도 꽤 오래 했고 단순 셀러 위탁판매, 구매대행이 아니라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몇몇 아이템들 총판 사업을 크게 하고 있다 얘기했다. 물론 그와 관련해 통장을 깐다거나 수익을 인증한 적은 없다. 대부분의 스마트스토어 강사들이 자신의 쇼핑몰을 공개하기를 꺼려하는데  (아이템이 복사당한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그는 시원하게 자신이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가 어딘지도 이야기하니 정말 더 믿음이 갔던 것 같다.


5. 매일 올리는 그의 글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신뢰의 씨앗을 심어 주더라. 비록 유튜브 구독자는 1만 명도 채 되지 않고 다른 SNS채널들의 팔로우 숫자는 더 처참하지만 뭔가 그런 숫자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 더욱 진정성으로 다가왔다. 생각해 보면 이 또한 그의 고도의 전략이었으리라. 사실 세일즈를 한다는 건 30명에게 팔아 천만 원을 파는 것보다 단 한 명에게 천만 원을 파는 게  CS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절대 다수 대상이 아닌 좁고 뾰족한 타깃으로 소수를 노렸다고 본다.


7. 온라인에서 물건을 위탁해 판매하거나 해외구매대행을 깔짝거리며 해본 사람들은 다들 물건 사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위탁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일정 수량 대량으로 사서 브랜드를 붙여서 팔고 싶은 꿈.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물건을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싶은 꿈 말이다. 특히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셀러들이나 초보셀러들은 간절함으로 자신을 이끌어줄 비즈니스 사업 멘토를 찾아 헤매게 되고 그런 일들 당당하게 얼굴 까고 하고 있는 그에게 정말 큰 호감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한다.


8. 그의 강의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기본 600만 원부터 많게는 1천만 원까지..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1. 어느 날 한  TV프로그램을 보다가 좀 더 선한 영향력으로 사람들을 돕고 싶은 생각에 자신이 3년간 그의 직원이 되어 수익을 나누는 프로젝트를 오픈했다. 참가비 일절 없이 알려주는 대로만 사업을 세팅하고 이익을 나눈다는 아주 달콤한 프로젝트였고 가까운 지인도 나의 추천으로 이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내가 추천을 했을 뿐. 그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2.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원을 했고 1차 서류 전형을 거쳐 합격한 사람들은 따로 줌으로 면접도 봤더란다. 그 면접을 준비하며 설레어했던 J의 모습을  강렬하게 기억한다. 돌아보면 참 이게 뭐라고


글쓰기 면접 테스트에 합격하고는 기쁨에 못 이겨 내게 전화를 걸어왔었단다. 이제 열심히 배워서 내 사업체를 가질 거라고. 꼭 이 그룹 안에서 1등을 한다는 각오로 멋진 매출을 올려보겠노라고.


3. 그런데 수업 첫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업체를 빌딩 하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가르쳐 주는 게 핵심이었는데 수익셰어 하기 싫은 사람은 미리 선결제도 할 수 있다며 3년간 처절하게 피를 빨리느니 미리 결제하는 게 똑똑하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고 갔단다. 그 와중에 계약서를 건네며 3일 동안 생각해 보라더니 하루 만에 빨리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몰아붙였다고.


4.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간단했다. 수익이 나는 시점부터 3년간 5:5 수익셰어면. 500만 원을 벌면 250 1천만 원을 벌면 500만 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들이 단순히 월 300 매출을 생각으로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의 고도의 치밀한 심리전은 정말 대 성공이었다.


5. 그의 말에 따르면 14명 중 총 7명이 선입금을 선택했단다. 5:5 수익쉐어링이 아닌 선입금을 통해 수익이 나는 시점부터는 나만의 쇼핑몰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으니 못해도 월 300 이상 순수익은 나겠지라는 마음으로 이 강사를 신뢰했던 사람들이 후자를 선택한 것이었다. 7천만 원이 그렇게 단 하루 만에 그의 통장으로 빨려 들어간 순간이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이 되어 있다




1.  J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 던지며 올인했다. 그 강사에게 칭찬을 받을 정도로 정말 바지런하게 모든 시간을 쇼핑몰 빌딩에 집중했다. 1주일에 40개의 아이템을 프로그램 사용 없이 스스로 올렸다. 사진을 정리하고 상세페이지에 들어갈 콘텐츠를 작성했다. 힘들 때면 종종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살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 적은 없다며.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고 배시시 웃더라.


2. 천만 원을 덜컥 입금해 버린 J의 배짱에 이 프로젝트를 추천해 준 입장에서 괜히 겁이 났지만 옳은 방향성과 멘토를 만난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3. 그렇게 한 달이 흘러갔다. 그 멘토가 이야기 해준대로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길래 혹시 매출이 났는지 궁금해 슬쩍 물어봤는데

매출은커녕 문의도 없어요
제가 해외구매대행 했을 때는 그래도 매출이 났는데
문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럼 그 강사한테 물어보세요.
그런거 알아보라고 돈 준거잖아요

물어봤는데 날씨랑 아이템이랑 맞지 않는 것 같다는데요?
 
앗! 이미 한 달이 지났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지금 아이템들이 날씨랑 맞지 않는다고요?



4. 컨설턴트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그 대답 자체가 내가 듣기에는 너무 이상해 보였다. 어떤 분야에 진정한 고수라면 날씨 때문에 어떤 특정 아이템이 되고 안되고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 수 밖에는 없다. 소개? 시킨 업보가 있기 때문에 차분이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J가 하는 이야기들이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5. 그는 강사가 말한 대로 아주 성실하게 중고마켓과 신생블로그에 제품에 대한 소개를 업로드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관에 부딪혔단다. 중고마켓은 올리는 족족 계정이 정지가 되었고 (그도 그럴 것이 중고마켓에 신제품을 올려서 판다는 게 그냥 기본 로직상 맞지 않는 일이 아니던가) 블로그는 신생 블로그라 확인해 보니 그가 원하는 키워드로 검색이 되기에는 당연히 블로그 지수가 너무 낮았다.


J >> "중고마켓이 유입이 좋아는 보이는데 계속 아이디가 정지가 되네요"


나 >> "아 확인해 보니 J님과 같은 제품을 파는 셀러회원이 있어요. 그 셀러회원은 그런 글들 대놓고 올리는데 100만 원 이상 광고비로 지출하고요"


J>> "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해 그 강사님은 뭐라고 하셨나요?


나>> "아 네. 네이버아이디를 많이 만들면 된다던데요. 사돈에 팔촌까지 빌려보라고요.


천만 원이나 (이제 보니 낚여서) 지불했는데 그게 솔루션이라니 기가 찼다.


1. 하루에 12시간씩 갈아 넣으며 사무실 의자에 매미처럼 붙어있는데 네이버가 원하는 스타일로 올리지를 않으니 그가 낑낑대며 영혼을 불태운 글들은 이미 저기 안드로메다로 가 있더라. 결론은 판매로 이어지려면 그 글들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물건을 원하는 사람들의 검색 반경 안에 존재해야 하는데 그가 올리는 제품 관련 글은 저 멀리.. 한 시간 동안 공들여 쓴 글은 확인해 보니 조회수가 0이더라.


2. 사업이든 쇼핑몰이든 그 어떤 비즈니스던지 디테일을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매출을 내고 싶으면 지엽적인 포인트라 할지라도 네이버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글을 작성해야 한다. 그건 마케터라면 너무나 기본 상식이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지식전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였다. 기본이 전달이 되지 않으니 J는 상품을 올리는 작업을 네이버의 순리는 무시한 채 제품을 업로드하였고 당연히 스토어에 매출을 일으킬만한 의미 있는 노출이 일어나지 않았다.


3. 처음에 후킹 할 때의 그때의 자신감. 본인만 잘 따라오면 이 정도는 가져갈 수 있다는 믿음. 걱정 말고 본인만 차근차근 따라오라더니 그렇게 이를 갈며 따라가도 전혀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4. 그 강사가 일으킨 제품의 쇼핑몰이 몇 년 전에는 잘 되었을지 몰라도 네이버는 지금 오늘 이 시간에도 AI까지 도입하며 더욱 똑똑해지고 진화하고 있는데 옛 영광에 취해서 본인의 방법만이 답이라는 식으로 한 사람이 소화해내지 못할 업무량만 추가가 되고 있었다.


5. 어느 분야에 고수가 되기 위해서 1만 시간의 법칙은 여전하듯 12시간씩 갉아넣는 일은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 방향성이 옳을 때의 이야기일 뿐. 구멍 난 양동이에 아무리 물을 들이붓는다고 물이 들어찰까.


6. 강사가 과거에 엄청난 성공을 누렸을지 몰라도 현재의 트렌드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작업들이라는 게 참 기가막히더라.


"그래도 열심히 하면 매출이 나지 않을까요?"

"아이템을 바꾸면 매출이 나지 않을까요?"


월 천만 원 순수익은 믿고 따라오면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7. 문제는 그 강사의 컨설팅이라는 게 절대 1회당 100만 원의 가격이 될 수 없다. 참 강의라는 게 컨설팅이라는 게 그렇다. 시장이 가격을 매겨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퀄리티를 가지고 스스로가 가격을 매겨 버리다니. 바늘 한 끗 차이를 지닌 특 A급 샤넬 같은 느낌이랄까. 육안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작은 차이가 가품과 명품을 구분 짓듯 말이다.


8. 시간을 그렇게나 갈아 넣었는데 문의도 매출도 전혀 없는 상황은 무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홀리듯 천만 원을 낸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가까운 지인에게 일어난 일들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 경험하면서 사실 무료라서 그 프로젝트를 추천한 사람이 <나>라는 게 너무 싫고 미안했다. 간절한 지인의 상황을 알기에 내가 다 마음이 상하더라는.


9. 천만 원이라는 돈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나는 정말 잘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꿈이 심겨 싹을 틔우고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을 만큼의 시드머니인 것도. 또 누군가에게는 믹스커피를 사 먹으며 방어한 돈을 차근차근 모아 이뤄낸 적금일 수 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이번 배움을 기회로 삼아 사업가로 성장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그런 돈일 수도 있다.


10. 그런 천만 원의 가치를 선의로 포장해 무료 프로젝트로 모집을 하더니 결국 돈을 받아 처먹더니 한 번에 7천만 원이나 당긴 그 강사의 돈 버는 실력? 에 정말 감탄할 뿐이다.  


11. 그저 후킹과 과장이 아닌 한 단계 한 단계 성실히 밟아가는 온라인 세일즈를 초 밀착으로 알려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이 되어 있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12. 특히나 마케팅과 세일즈를 전혀 모르는 일반인의 눈에는 "그런가 보다.."로 비추어진다는 게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것도.  실제 겪어보니 은근한 사기꾼들이 여전히 강의시장에 존재하다 못해 팽배하다는 걸 깨달았다.




계속해야 할까요?


그의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를 고민하던 찰나에 내 얘기를 들은 또 다른 친구로부터 URL 하나를 받았다.


" 너 몰랐어? 이 사람. 4년 전에도 엄청 논란이 됐었잖아"

" 아 정말?

" 유튜브 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걸로 고액강의료를 받으려다가 논란돼서 결국 자기 채널 삭제하고 튄 걸로 유명해"

"어머나. 나 전혀 몰랐어"

"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지"


그리고 받은 또 다른 URL.

기가 막히지만 그 유튜브 강의에서 글자를 사업빌딩 강의로만 바꾸면 완벽하게 수법이 같았다.


유튜브 강의로 논란이 되었던 그가 이번에는 선심쓰듯 나눔 프로젝트라며 일절 무료라고 사람들을 꾀더니 강의 첫날 천만원씩 7명에게 7천만원을 팔아치운 지능적 강의팔이 이야기


슬프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는 강의로 혼자 부자가 되었다.

빚도 전부 갚았고 수강생들의 피땀 어린 돈으로 여행도 훌쩍 잘도 떠난다.


그러나 인터넷 어디를 들여다봐도 그가 배출해 낸 수강생이 그의 강의로 인해 인생이 달라졌다거나 후기를 남긴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비싼 오토바이에 최고급 스피커는 물론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전부 즐기며 아주 잘 살아간다.

번쩍번쩍한 외제차만 아닐 뿐. 수강생들의 피와 눈물 어린 미래를 위해 기꺼이 지불했던 돈은 허공으로 훨훨 날아가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는 어떻게 하면 순진한 초보 사업 지망생들을 모객 할까 고민 중이다. 

자신의 밀집된 노하우를 전부 알려주고 자신만 따라오면 지름길로 갈 수 있다며. 맥북과 최고급 사양컴퓨터 앞에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으로 아메리카노 한잔을 내려 훌쩍 꺼리며 열심히 비즈니스 모집 글을 쓴다.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20년 사업 경력의 제가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제발 단 한 명 만 걸려라는 심정으로.

현재도 그는 그렇게 또 다른 호구들을 열심히 모집 중이다.







* 실제 벌어진 사건을 토대로 각색하였습니다. 사기 청정 대한민국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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