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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Apr 07. 2022

고질병

발등에 불 떨어져야 일하는 못된 습성 

날씨는 좋고, 일하기 싫다. 그야말로 봄이고, 봄기운이 가득하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동안 너무 움츠렸다. 일해야 하는데 마감인데... 계속 마음만 바쁘고, 이렇게 뜸 들이며 주리를 트는 현상. 이건 뭘까? 끝까지 미루고 보는 심산. 마감효과라는 게 있다. 그렇게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해야 할 일이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 머릿속의 설계도가 있으면 저절로 굴러간다. 일단 펜을 들면... 그런 세월이 어언... 십수 년이라니 부끄럽다. 놀고 싶다. 봄볕 맞으며... 하지만 일을 해야 마음껏 놀 수 있으니 급한 일부터 해야겠지? 이렇게 이성이 있음에도, 에고가 있음에도, 나는 본능적으로 놀고 싶고,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에 편입했다. 새내기. 편입생이지만 30년 만에 학생이 되고 보니, 그 간격이 느껴진다. 틈틈이 공부하고, 독서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지식이라는 게 얼마 되지 않아, 요즘 공부하는데 재미를 붙였다. 사실 마감을 앞두고 어제까지 '문학 비평론'을 공부했다. 재밌더라, 다음 주까지 리포트도 써야 하는데 처음 하는 과제물이라 걱정만 하고 있다. 마음에서는 시동을 걸었으니 잘해봐야지. 일단은 재밌으니 다행, 요령이 없다 보니 첫 출석수업(줌 수업)에도 늦고, 얼굴에 메이크업이라도 하고 들어가려 했는데 안경 끼고 루주만 살짝 발랐더니 나이 든 테가 팍 났다. 다른 분들도 비슷비슷하더라만 열심히들 하시는 것 같고... 나 역시... 더 나은 나의 삶을 위해 이 봄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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