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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Dec 23. 2022

불란서 영화처럼

불란서 여배우처럼

올 한 해도 잘 지나갔다. 안도하면서, 그래도 불란서 영화처럼, 아니 불란서 여배우처럼, 그렇게 우아하게 매력적인 하루를 살 수는 없을까 하는 푸념을 하게 된다.

불란서 여배우들은 어땠던가? 고혹적이고 매혹적이고 열정적이다. 카트린 드뇌브, 쥘리에트 비노슈, 소피 마르소, 브리지트 바르도, 이자벨 아자니, 오드리 토투 등 영화 속에서 본 이미지가 다 지만 그들은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지적이고, 카리스마가 있다. 그리고 미국 여배우보다는 과장되지 않으면서 세련된 맛이 있는 거 같다.

세상이, 삶이 전장과 같고, 연극 무대와 같고, 운동장 같고, 아니, 영화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한 지 오래되었으나 나는 배우는커녕 슬픈 도시의 피에로처럼 아무도 봐주지 않는데 혼자서 울고 웃는... 광대 같기도 하고 아직 뭔가 운명의 숙제를 다 못한 것처럼 그저 숙제를 플어 야만 하는 부담감으로 여태껏 대해온 것도 같다.     

계속 옛 남자친구들을 생각해 봤다. 사랑으로, 연애로 연결될 것 같았던 몇 안 되는 인연들조차 지나고 보니 그저 스쳐 지나간 시절 인연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연애를 포기해버린 사람처럼 유치했던 사랑의 기억만을 꺼내보며 이 연말을 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보니 초라하기도 하고 그렇다.

아직도 생계 걱정에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지만 이성을 보는 데 등한시하지는 말자. 세상에는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다. 나이가 들면, 남녀 구분도 희미해지고 인간적으로 묶인다고는 하지만 솔로들로만 넘쳐나는 세상은 재미없을 것 같다. 아니, 아름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K 본부 라디오 일을 할 때 모 아나운서 선배님이 “영주 씨, 오늘은 불란서 여배우 같아요.” 했다. 지금 생각해도 입가에 웃음이 나는 것은 기분이 썩 좋았기 때문. 그때 모던한 오프숄더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커트에 파마머리였는데 내 긴 헤어스타일이 별로라고 커트를 권했던 선배님이 커트하고 나니 내심 만족한 스타일로 나와서도 그런 듯. 이성이 아닌, 동성이 예쁘게 봐줘도 기쁜데 이성을 매혹시키려면 얼마간의 노력을... 정말이지 최근에는 외모에 신경을 너무 안 쓰고 있기에... 새해에는 건강도 지켜야 하지만 외모도 지키자. 이제는 관리 안 하면 더욱 초라한 나이가 된 듯하다. 내면을 가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신경 안 썼던 외모가 매우 달리니 만큼 분발하고 싶다. 불란서 영화처럼, 아니 불란서 배우처럼 개성 있고 스타일리시한 나로 거듭나자. 그래야 연애주의자인 나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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