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

기센 사람들 틈 바구니 속에서 마음을 나누던 후배

by 꿈꾸는 리얼리스트

히든싱어 장범준 편을 보다가 내가 벚꽃 엔딩 좋다며 "*범준인가?" 했더니.

"장범준"이라고 알려 준 후배가 떠올랐다.


경희랑 모 프로덕션 다닐 때 점심때 맘먹고 삼겹살 먹으러 갔었다. 오늘 통화하다가 후배는

"언니랑 삼겹살 먹었던 기억난다." 했고

난 "너 하숙할 때 하숙집 가서 밥도 먹었잖아?" 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했지만 따로 가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했던 후배.

늘 "언니"하며 따르던 후밴데 언젠가 내가 뭔가 부탁하고 그 친구가 들어줬는데. 내가 다시 만났을 때

반가워하지도 않고 뭔가 낯설고 애매하게 굴더라는 것.


돌이켜보니 무슨 외주사의 일을 게 됐는데 내가 공개 입찰해서 선발된 걸로 해야 하는데

믿을만한 후배인 경희한테 프로필을 보내 달라했고.. 후배는 개인정보 밝히기 싫은데 나니까 들어줬다고..

그런데 고맙다며 밥 먹자 했던 내가 다시 만났을 때 엉거주춤하더라는 것.

오늘 후배가 얘기해주어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 그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아 후배를 챙기지 못한 거 같은데 내 처신이 잘못되었다.

결과야 어찌 됐든 후배에게 알리고 고마움을 표해야 했던 것.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난 경희의 서운함을 가볍게 생각하고 그런 일이 있었던 기억조차 가물가물.


뒤에 후배가 모임에서 "언니. 섭섭하다."라고 하며 휙 가버려서 난 내가 후배 인사를 못 받아줘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


오래전 일이고 실제 섭섭했던 내용도 인지하지 못한 채 10여 년이 지나서야 오해가 풀린 것이다.

에효.. 그래도 비슷한 성향이고 어려울 때 힘이 되었던 후배라서 오래 묵혔던 오해지만 쉽게 풀렸다.


오늘 문득 떠오른 후배의 순수했던 옛 모습도 생각나고 기센 사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던 생각이 나서 마음을 적신다.


힘들기도 했지만 마음을 나누며 정겨웠던 그 시절이 생각 나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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