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벽 별 Dec 30. 2020

힘든 일은 왜 한 번에 오는가

터닝포인트라면 지금일까? 


퇴사한 지 50일이 되는 날입니다. 

무기력함과 공허함이 계속되면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무척이나 막막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유튜브로 들어가 타인의 퇴사 이야기 2021년의 취업시장 경제상황 여러 가지 콘텐츠를 보게 됩니다. '나'를 고민하기보다는 환경을 자꾸만 의식하게 되고 걱정하게 되는 현상이 지속됩니다. 


나를 찾아가고 개발해야 할 시간인 줄 알면서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호텔 전공 2년, 마케팅 전공 2년이지만 제가 근무했던 곳은 유학 쪽이기 때문에 현재 해당 분야는 오히려 인원감축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경력을 이어서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기도 하고 다른 산업을 찾게 되지만 데이터 분석, 디자인 툴 어느 하나 내세울 만큼 다루고 있지 않은 탓에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왜 진작에 더 열심히 배워두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행동력 있게 무언가를 또 실행에 옮기고 있지도 않으면서요. 넋두리같이 제 얘기를 쓰고 있습니다만 현재 산업이 힘들어 레이오프 되신 분들이 많아지면서 저와 같은 부분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지속될 줄 알았던 이 산업들이 휘청거리고 그 안에서 기술이나 뾰족한 능력이 없을 땐 정말 현재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됩니다. 무언가를 당장 배우기에는 또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참으로 어디 하나 정 줄 곳이 없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 달 말에는 계약이 만료되어 집을 빼야 합니다. 이틀 동안 짐을 싸면서 이전과는 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내가 내 인생을 주도하지 않고 쫓겨가고 있다는 느낌, 그 속에서 안정과 도전 사이의 경계를 찾고자 하는 갈망. 복잡 미묘한 생각과 고민들은 점점 저를 더 어둠으로 가라앉게 합니다. 


모니터, 휴대폰 스크린을 보는 것에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전부 전원을 꺼버리고 책 정리를 하다 발견한 이 책을 어제저녁에 완독 하였습니다. 간결한 목차, 짧은 문장에 술술 읽힙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공감하지 못했던 문장들이 저에게 툭툭 말을 거는 듯하였습니다. 



지하철 풍경

무기력하게 지하철을 타고 가다 맞은 편의 사람들을 빤히 쳐다봤다. 한 아주머니는 시장에서 일이 끝나셨는지, 남은 과일들이 장바구니에 잔뜩 담겨 있었다. 옆에 있는 학생은 시험공부를 하는지 이어폰을 끼고 뚫어지게 책을 쳐다보고 있었다. 맨 끝에 앉은 남자는 퇴근을 한 직장인이었는지 피로에 절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맞은편에 앉은 나는, 퇴사하고 앞으로 무얼 해야 하나, 난 잘 가고 있는 걸까 고민하고 있었다. 문득 지하철의 풍경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 살아가는구나, '

'나도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그래,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다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거지. 각자의 삶에서 불안과 고민을 떠안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거지. 





힘든 일이 한 번에 오기 때문에 또 기쁜 일이 왔을 때 더 행복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힘내세요 오늘도.



매거진의 이전글 두 달 만에 재취업 성공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