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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MNI Sep 08. 2021

말의 품격

대학시절 친구와 단둘이 유럽을 갔던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과에서 차석으로 반액 장학금을 받아서 갈 수 있었고, 나머지 한 번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서 갈 수 있었던 ,


혹자는 나를 부자라 칭하며 같은 곳을 두 번이나 가냐고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남이사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두 번이나 가는 것이 무슨 상관인가, 장학금을 받아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구멍으로 삼키고, 그저 여행을 즐기는 게 목적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가시 돋친 말들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 너무 신경을 곤두세웠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들이 마음을 상처 내고 아팠다.


비단, 그런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말의, 언어에 의한 상처는 꽤 나에게 오래 남는 것 같다. 회사에서 20개의 기업을 상대로 연락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공모 사업에서 기업 선정과 관련하여 항의 전화 아닌 항의 전화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 당황을 한 탓에 말을 어버버 혹은 취지를 잘 전달 못한 경험이 있다. 굳이 되짚어 보면 나는 팩트만 전달했을 뿐이고, 그 기업 대표분은 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문제였으나 윗분과 통화 후 일단락되는 상황이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실망감,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해결되었다는 부분이 날 좌절감에 들게 했다. 고작 이런 문제 처리하나 못하다니.

당시에 내가 어려서 이런 경험이 없어서 대처하지 못했다는 상사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 있었다고 생각했으나 다음번에 그 일을 들먹이며 나에게 꾸중을 하는 상사의 말에 기분이 상한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

 

말은 똑같은 말이라도 개인이 처한 상황과 느낌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기에 나도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 내뱉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말이 그 사람의 성품과 자라온 환경을 반영한다. 그래서 더더욱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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