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를 보낸다 60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서
너에게 나를 먼저 보낸다
중국에 다녀온 이병률 시인이 표사글을 보내왔다. 바쁜 일정에도 잊지 않고 좋은 글을 써준 친구에게 한없이 고맙고 많은 것을 배운다. 나도 이병률 시인처럼 늘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렇게 나의 <이어도공화국 6 - 서천꽃밭 달문 moon>은 인쇄에 들어갔다.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이어도공화국 7 - 너에게 나를 보낸다> 원고 정리를 시작해야만 한다.
표사글 보냅니다
응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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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성 시인의‘나는 또한 어느 먼 별에서 왔을까’라는 시 한 줄의 물음처럼 나 역시 여러 번 나 자신에게 물어왔다. 그 대답을 듣자고 이 지구별에 살고 있었구나 생각하는 순간 어둑어둑한 마음이 씻겨나갔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으니 우리는 바라보는 곳이 같았구나 싶기도 하였다.
배진성 시인의 시에는 곡진한 기도가 있다. 시인이 영혼을 만나고 아프게 접대하는 일, 미쳐버린 바람들을 쓰다듬어 달빛으로 번지게 하는 일…… 그 기도의 숨결을 따라 숲이 울창해지고 새들은 고요히 잠을 청한다. 비바람 그치고 따스한 날이 그의 문맥을 일으킨다.
시인에게는 ‘인생이 눌어붙지 않기 위해서’ 시를 쓸 수밖에 없는 그것이 시인의 삶이다. 그러다 문득 ‘보이지 않는 것이 덜컥 보이기 시작’하는 그때 그 내면의 활짝 갠 지점으로부터 시인은 샘물을 찾는 것인지도. 나는 이 시집을 읽는 동안 제주 바닷가 조약돌이 밀리고 쓸리면서 시인에게 나지막이 말해주는 음성을 들었다. 이 울림 그대로 오래 간직하고 쓰며 살라고. 그것이 깊고 그윽한 조화라고.
‘이제 나만을 위하여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시인의 말에, ‘이제 우리 모두를 위하여 살아야 한다는’ 시인의 노래에 자못 숙연해진다. 이 시집을 제주를 동경하며 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이병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