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선 작업과 계량기
전기를 다루는 전기공 중 '저압'을 시공하는 전공을 '내선전공'이라고 부른다. 전기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전선과의 싸움이다. 대부분은 차단기를 내려놓고 작업하거나 혹은 메인 전력을 연결하지 않고 일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원을 살려둔 채로 일하는 작업을 '활선작업'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전기사고는 이때 생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사수들이 항상 유난히 화를 많이 내고 강조하며 가르쳤던 부분이 바로 '살아있는 전기'를 다룰 때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조심하라는 거였다. "살아 있는 전기는 만지지 마, 못한다고 해라." 내 사수들의 한결같은 공통적인 조언. 시간이 지나 물어보니 주변 지인들이 전기사고로 많이 돌아가신 트라우마를 갖고 계셨기 때문.
좋은 사수들에게 기초를 배우다 보니 습관적으로 모든 전선을 다룰 때 전선을 나누고, 전기 테이핑을 하며 작업을 하게 됐다. 죽어있는 전기를 만질 때에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렇게 작업하는 걸 기초로 익히고 작업할 때는 활선감지기로를 항시 체크하는 것. 별 것 아닌 이런 기초가 사고를 방지한다는 것을 최근에 한 번 경험했다.
인테리어 현장에 일하러 갔다가 콘센트를 교체 작업을 해줘야 하는 순간이었다. 너무 오랜만에 하는 일이라 별생각 없이 몸이 시키는 대로 한참을 일하다면서 손끝에 이유모를 기븐 나쁜 느낌을 느끼며 작업을 마치고 나서 "교체 완료됐으니 차단기 올리셔도 됩니다."말하니 "차단기 안 내렸었는데요;;" 순간 아차 싶었다. 충분히 감전될 상황이 었으나 몸에 베인 기초훈련이 감전을 방지한 거다.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라고 하더라도 잠깐의 실수로 펜치[뻰찌], 가위를 터뜨려서 새로 구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기작업은 확인된 사건사고가 타 공정에 비하여 현저히 적을 뿐, 실제 일하면서 경험하거나 보는 사고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나마 전기 작업자의 특성상 오랜 경력이 쌓여야만 '전공'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 있고, 사수와 부사수라는 시스템이 아직 유지되고 있기에 큰 사고들이 매년 줄어가고 있다.
원리를 알면 사고가 안 나는 게 전기작업이지만 결국 현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면 실수를 하게 되고 그게 사고로 연결된다는 점을 기억하며, "활선은 만지지 말 것"
혹시라도 전기작업을 해야 한다면 불편해도 꼭! 차단기를 내리고 작업하는 원칙을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