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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리 Jun 01. 2020

2020年 6月

일 년의 절반을 순삭당했다.

너무 뜬금없이 2020년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코로나 이자식덕분인지 이것저것 도전해볼 수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하고싶은걸 많이 못하기도 했다. 이번년도가 코로나때문에 무심하게 흘러가버릴까봐 걱정이 되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매월 내가 뭘했는지, 뭘해야하는지 등 나에 대한 기록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을 꽤나 많이 하는 편이라고 주변에 이런저런 이야길 듣는 편이다. 그런데 나에 대한 기록을 하는지 생각해보니 딱히 그렇지 않았다. 자꾸 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동기부여 될만한걸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 요즘 신경쓰지 못한 브런치가 아른거리더라. 그래서 시작. 월간김규리.


이제까지 뭘했냐면



첫 기록이니까 1월부터 5월까지 내가 뭘했는지부터 살펴보자. 1월까지만 해도 취준생 김규리라고 자부하면서 토익학원을 야심차게 주5일반으로 끊었다. 그것도 아침시간으로. 그당시에는 아침형 인간도 아니었던터라 일어나는게 고역이었고 자취생이다보니 통학이라는게 적응도 안 되었다. 그러다 1월말 갑작스럽게 코로나19가 터져버렸다.


그렇게 2월이 되자 솔직히 자격증 공부도 하기 싫었고 코로나때문에 걱정도 되어 학원과 시험을 싹다 환불해버렸다. 그러다보니 뭔가 알 수 없는 막막함이 있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마케팅버스킹을 한다고 해서 찾아갔다. 그렇게 규리노트를 시작하게 된다.


규리노트를 시작하고나니 내가 하면 좋은 행동들을 습관화하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일단 일찍 일어나는거.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아침 시간만 활용해도 하루를 더 길게 살 수 있을 것같았다. 그리고 짧게라도 라디오를 듣는거? 요즘은 잘 안 듣지만 오디오클립 앱을 활용해서 시사를 잘 파악하려고 한다. 틀어만 놔도 들리는게 있다보니 아예 안 듣는 것보단 낫다. 그리고 뉴스보기. 구글이 클리핑해주는 뉴스를 통해 세상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그 외로는 뉴스레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퍼블리 등을 본다. 근데 그렇게 하루종일 핸드폰 붙잡고 보지는 않고 할일을 하다가 쉬는 시간이나 이동시간같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게 되었다. 아니면 뭐 하다가 지겨울 때 본다. 그러면 쉬는 데에 대한 죄책감이 덜 하다.


그렇게 3월이 되니 온라인 개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듣다가 점차 헤이해지는 교수님들을 보면서 나도 헤이해질 뻔했지만 열심히 멘탈을 붙잡았다. 그리고 남는 시간이 많아지자 이것저것 새로 시작하는게 많아졌다. 티스토리와 브런치. 요즘은 자주 못하지만 이제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요즘 정신이 없다보니... 아니다 이것도 결국 핑계란걸 알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대학생연합광고동아리 애드컬리지에 붙었다. 3학년인데 신입소리를 들으니까 신기하고 설레고 괜히 그랬다. 새내기랑 동년배 취급을 받다니 기분좋았다. 상상치 못했던 광고의 세계에 점차 빠지게 되었다. 신입캠프 스폰서십 제안서를 쓰는 일을 맡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리고 더 잘 할 걸 후회가 많이 된다. 그래도 코로나때문에 결국 스폰은 안받기로 해서 되려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4월이 되자 혼란이 살짝 왔다. 광고회사 AE가 나을지 마케터가 나을지에 대한 고민이 갑자기 시작됐다. 근데 심각하게까진 아니었고 그냥 동아리에서 스터디를 들을 때마다 슬쩍슬쩍 들었다. 그리고 소셜마케팅 수업을 듣는데 크리를 잘 짜는 내 자신을 보면서 괜히 우쭐했는지 그런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마케팅북클럽 구구절절 클럽장이 되었다. 나보다 한참 위이신 분들과 같은 자리에서 북클럽으로 만나니 신기했다. 그래도 같이 배워가려고 모인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떨리거나 걱정되진 않았다. 독서모임할 때까지는 없었는데 콘텐츠와 책에 돈을 쓰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콘텐츠 중독소리를 들었다. 제일기획 아이디어 페스티벌 출품작을 완성했다. 내가 어딘가에서 디자인 역할을 맡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기회를 통해 포토샵과 일러스트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한구석으로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레이아웃이랑 레퍼런스 짜온 사람이 나뿐이라... 


5월이 되니 경쟁피티 준비를 했다. 브랜드는 엽기떡볶이. 처음에는 내가 아는 브랜드, 좋아하는 자주 먹는 떡볶이라 그런지 반가웠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어려웠다. 맛으로 승부하는 브랜드에 전략을 짠다는건 굉장히 어려웠다. 오히려 특별한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은게 더 어렵더라. 그래도 어찌저찌 잘 제출했는데 본선진출했으면 좋겠다. 3일 연속으로 밤을 새고 이틀동안 굶으면서 준비를 했다. 물론 그 외에도 밤샌 날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와중에 카드뉴스 TF팀에 들어갔다. 여기서도 당혹스럽게 또 디자인을 맡게 되었다. 다들 디자인 맡기를 꺼려하는 분위기였는데 디자인 완성까지 시간이 촉박했기에 그냥 내가 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할 사람이 없으면 내가 또 배워서라도 해야된다는 성격이라 ENFJ 종특인가보다. 레퍼런스가 그저그랬지만 내 스타일대로 디자인을 재구성했다. 제대로 된 폰트나 색조합 찾기를 부탁을 하기도 했고, 기획을 맡고 싶어하는 편부친구에게 워딩을 맡겼다. 포토샵을 2년만에 켜보는지라 나도 잘 모르지만 여차저차 카드뉴스를 완성하고 제일 먼저 올렸다. 다른 사람들은 진짜 부지런하다고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학교와 동아리 모든 프로젝트의 조장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인생 또 팀플만 하는건 아니니까.


갑작스럽게 기말고사를 보게 된 과목이 생겼고, 팀프로젝트의 스케일이 커졌다. 또 조장의 스멜이 난다. 경쟁피티 급한 불을 끄고 나니 밀린 공부할 것들이 밀려오는 기분이다. 책을 좀 더 깊게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짬을 내서 읽어야 될 것 같다. 이번에 기록의 쓸모 책으로 발제를 하게 되었는데 기쁘다. 내가 좋아하는 숭님의 책으로 발제를 하다니! 벌써 기대가 된다. 그리고 북토크 너무 힐링이었다!


이제 뭘해야되냐면


위에 슬쩍 말한대로 6월달에는 공부를 좀 해야될 것같다. 기말고사 보는 과목들이 잔뜩이다. 보는 과목들 중에 영어로 구성된 과목도 많아서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해야될 것같다. 유튜버 코스모지나님의 액팅잉글리쉬 1기에 참여했었는데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경쟁피티때문에 밤샘이 지속되다보니 공부가 어려웠는데 이제 2기 모집을 시작해서 2기에는 열심히 해보려 한다. 


마케팅북클럽 구구절절에서 기록의 쓸모라는 책으로 발제를 하게 되었다. 준비기간이 일주일정도 남았는데 떨린다. 사실 아껴읽으려고 두고두고 있었는데 이런 식이면 쭉 못 읽을 것같아 발제를 하겠다고 질러버렸다. 역시 에니어그램에서 8번이 나온 이유가 있다. 


쉼을 두려워 하지말아야지.. 항상 5월마다 번아웃이 온다. 물론 그게 장기간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어제 빈혈때문인지 집에 오자마자 갑자기 잠에 들었다. 자고 싶어서 자는게 아니라 갑자기 확 쓰러지며 잠들어버리는건 진짜 위험하다. 적당히 쉴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밥 잘 챙겨 먹어야지.


내가 좋아하는게 뭐냐면


나도 몰랐는데 내가 몰입을 좋아하는거같다. 뭔가에 딥하게 빠져있는거. 그래서 이번 경쟁피티할때 하루종일 엽떡생각만 하느라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이 자체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나를 보면서 몰입을 좋아하는구나하고 깨달았다. 물론 머리한테 휴식을 주고 싶은데 자꾸 생각하는 그건 별로였다. 일중독 김규리.


내가 사람 많은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걸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사람 많은데 있으면 피로도가 올라가고 신경을 많이 쓴다는걸 또 한 번 깨달았다. 혼자 카페를 가더라도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공간이라면 나도 모르게 능률이 떨어지고 피로가 몰려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기운이 빠지더라. 그리고 동아리나 단체모임이 있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 많은 곳보다는 사람이 별로 없고 노래가 살짝 흘러나오는 그런 공간을 좋아하는걸 알게 되었다. 독립책방이나 북카페같은데 찾아다녀야지 안 되겠다.


낯선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좋아한다. 이번에 세바시 특강도 찾아서 보러다니고 책공모임도 또 신청한걸 보면 낯선 공간에 자꾸 찾아가는게 내가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낯선 곳에서 내 마음대로 해석해볼 수 있는 그런게 있으면 재밌다. 그래서 전시회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자주 못갔다. 킴닥스 청춘페이지 전시를 얼른 보러가고싶다. 그리고 최근 많이 생기는 각종 팝업스토어도!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정의하는 나는 다른 사람들과 엮여있는 내가 아니라 그냥 나 자체다. 말이 어려운거같긴 하지만.. 쉽게 말하자면 나는 나다. 어떤애, 저런애, 이런애가 아니라 김규리. 누군가와 같은 선상에 놓여져서 언급되는 이름보다는 그냥 나 자체로 이름이 언급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다!


마무리


일기장을 공개된 공간에 찌끄려본 느낌이다. 그래도 꽤 재밌었다. 꾸준히 작성해봐야지. 꾸준히 할게 늘어만간다. 시간이 너무 빠르면서 너무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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