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터벌 훈련을 하고 배운 것들
요즘 나의 하루는 꽤 규칙적이다. 왜냐하면 9월부터 달리기 마일리지 300K 달성을 위해 주차별로 달리기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이지런 2회, 템포런과 페이스런, LSD는 각각 1회 실시하고 매주 금요일에는 인터벌을 한다. 다른 훈련은 한 번씩은 해본 경험이 있어 걱정이 되지 않지만, 인터벌 훈련은 거의 한 적이 없기에 며칠 전부터 머릿속이 복잡했다.
대부분 처음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불안함과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익숙함의 매력에 조금씩 빠지고 있는 나에게는 새로움이라는 시도는 도전이기 전에 걱정과 불안의 대상이기도 하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 내면의 목소리에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새로움에 대해서는 더 많이 걱정하고 불안에 떨 때도 있다.
그래서 젊을 때 되도록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이런 뜻이리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는 일이 마음과 달리 쉽지 않은 것은 늙어가고 있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이런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조금은 다른 대처법을 만들 수도 있기에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찬 마음을 부여잡고 새로움에 도전했다.
평소보다 빨리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며 굳은 몸을 푼 후에 달릴 준비를 해서 밖으로 나왔다. 빠르게 달리는 것을 지양하는 나이기에 혹여 부상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웜업의 시간을 가졌다. 과도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을 풀어 준 후, 심장 호흡을 하면서 마음과 정신을 집중한 후, 첫 인터벌 훈련에 임했다.
달리기 훈련에서 '인터벌 훈련'은 고강도 달리기와 불완전한 휴식(천천히 걷거나 조깅)을 반복하는 훈련 방법으로 첫 시작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에밀 자토펙 선수가 고안하여 널리 알려지게 된 훈련법이다. 짧은 시간에 큰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문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러너들에게도 효과적인 훈련법으로 꼽히지만 나는 가급적이면 이 훈련을 피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터벌 훈련 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기에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다. 인터벌 훈련은 너무 고통스럽지만 속도 향상은 물론 심폐지구력 향상과 근력 강화, 그리고 지방 연소에 아주 좋은 훈련이다.
폭발적인 속도보다는 지구력 강화를 꽤 하는 나라서 1km 조깅 후 1km는 전력질주하는 훈련을 네 번 반복하면서 무탈하게 첫 번째 인터벌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심장이 요동치며 거친 숨을 내쉬는 모습이 추해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매우 효율적으로 달리기 훈련을 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훈련을 할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익숙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기에 힘들 때는 조금 휴식을 취하며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1km의 거리를 전력질주한 후에는 천천히 걸으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의 달리기를 준비했다. 170까지 요동치는 심박수를 조절하지 못했다면 혹여 무슨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전력 질주'와 '천천히 걷기'라는 서로 상반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반드시 중도의 미덕을 배워야 한다. 전력 질주를 해도 중간 지점에서 시작해야 하고 천천히 걷는 것도 전력 질주 후 바로 걷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속도를 줄여가며 걸을 수 있는 상태까지 기다린 후에야 비로소 천천히 걸을 수 있다. 극과 극의 상황 속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를 배웠다.
역시 인터벌 훈련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온몸을 지배하는 땀방울의 지혜가 충만함을 느끼며 쿨 다운을 할 수 있어서 다른 훈련을 할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힘들었지만 그 힘듦 이상의 결과가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며 한 단계 더 성장한 러너가 된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 다음 주 두 번째 인터벌 훈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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