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도구, 신발
작년 원시인처럼 현대를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짧은 글쓰기를 했을 때 문득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궁금증이 있었다. “원시인들은 과연 신발을 신었을까?”, “신발을 신는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 이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의 힘을 빌려 보았다.
생존하는 것 자체가 인생의 목표였던 원시시대에는 먹을 것도 없는데 신발을 신을만한 여유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챗 GPT에 의하면 특정 환경에서는 원시적인 형태의 신발을 신었다고 한다. 알래스카나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눈 덮인 지형을 다닌다면 신발이 없다면 발은 항상 동상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다.
SF영화에서 본 것처럼 부드럽고 물에 잘 젖지 않는 소재의 천으로 발을 감싸고 끈으로 묶는 형식으로 원시적인 형태의 신발로 인식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이집트 벽화 속 샌들을 신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형태로든 신발은 존재했고, 그 신발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요즘 맨발 걷기 운동이 유행이라 집 근처에서도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황토와 같이 부드러운 길이라면 맨발로 걸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날카로운 돌이나 나뭇가지로 뒤덮인 길이나 빙판길, 눈길에서는 맨발로 한 발자국만 걸어도 걸어가는 것 자체를 포기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신발을 신는 순간부터 대지와의 접촉하는 축복을 잃어버렸다고 하지만 맨발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마사이족의 보행과 같이 특별한 능력이 아닌 이상, 신발을 신지 않고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특히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걷는 상상만 해도 발바닥이 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또한 고산지대나 동토의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는 신발이 없으면 외부활동에 큰 제한을 받는다. 눈발이 그치지 않는 날에도 먹을 것을 구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신발이 없다면 발은 그대로 동상에 노출될 것이고, 동상으로 인해 발을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어떤 형태의 신발을 만들어 신어야만 했고 그래야 생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발에 내포된 진정한 의미는 ‘생존의 도구’라고 정의해 본다. 지금도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신발에는 오랜 시간 내려오는 그들의 문화가 녹아 있고, 그 녹는점에는 ‘생존’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신발을 신게 된 이유에는 생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며, 더욱 수월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대지와의 접촉을 포기하면서도 신발을 선택해야만 했던 것이다.
지금은 일상의 당연함이 되어버린 신발, 생존의 도구라기보다는 필수품이 되어 유행에 아주 민감하게 작용하는 패션의 화룡점정이 된 신발의 사회적 위치를 원시인이 보게 된다면 아마도 깜짝 놀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발이 실용성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실용성보단 그 외의 것이 신발의 가치와 의미를 좌우한다는 것이 원시시대와 지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100년 뒤 신발의 의미와 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지만, 기술의 발전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신발은 여전히 문화의 산물로 그 지역 사람들의 생존을 내포하며 여전히 일상의 필수품이자 사회적 위치, 유행, 실용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회적 도구의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할 것이다. 그래서 점점 신발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에 깊은 호기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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