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인증을 하지 못한 날 느낀 감정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라 더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사실 모방은 남이 먼저 한 것을 베끼는 것이라는 느낌이 강해 모방하기보다는 내 것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대학교 전공과목을 배우면서 남이 한 것을 베껴 논문을 제출한 사례를 본 이후 이런 생각은 더욱 단단해졌다.
개인적으로 나는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또한 남이 가진 물건보다는 남에게 없는 물건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특이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취향이 다른 것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독특해도 너무 독특해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이런 나의 성향을 바꾸고 싶지도 않고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한다.
그래서 모방보다는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그런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면서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은 생각보다 힘들었고, 매일 지속하기 어려웠다. 물론 지금은 나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가는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고, 한 때는 글쓰기를 포기할까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글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 명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닮고 싶다는 마음에 글쓰기를 하면서 달려볼까 했던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한 달리기, 이제는 매일의 달리기를 꿈꾸며 일상의 중심이 되었고 달리기를 글감으로 에세이를 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이 자신의 무덤 비석에 쓰고 싶다는 말, "작가이자 러너" 이 말을 나도 쓰고 싶어 매일 글쓰기와 달리기를 꿈꾸며 쓰고 달린다.
글루틴과 몹글(몹시 쓸모 있는 글쓰기)이라는 글쓰기 모임을 2년 동안 하면서 글쓰기를 배우고 있지만 한 달에 20번만 인증하는 시스템이라 주말에는 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장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매일 글쓰기를 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는데 글쓰기 모임의 기준과는 관계없이 나는 매일 글을 썼고 브런치 스토리와 블로그를 채워갔다.
매일의 달리기가 초보 러너에게 좋지 않은 것처럼, 초보 작가에서 매일의 글쓰기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동경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분량을 글을 쓰신다. 그래서 나도 매일의 글쓰기를 고집했고 할 수 있다면이 아닌 매일 꼭 해야 하는 과업이자 루틴으로 만들고 싶었기에 글감을 찾기 위해 책을 읽으며 나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쓰기 위해 노력했다.
갑자기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10월과 11월에는 100% 인증을 하지 못했지만 그전까지는 글쓰기 모임에서 100% 인증은 늘 당연한 것이었다. 100% 인증을 하지 못했던 것도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고 앞으로 인증을 하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증을 위해 노력했고 완벽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인증 결과를 만들었다.
완벽하지 않은 인생, 완벽하지 않은 글쓰기 그래서 인생은 반성을 해야 하고 글쓰기를 퇴고를 해야 하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진정한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만약 완벽하지 않아서 포기한다면 그다음은 절대 없을 것이며,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
지금은 모방을 하며 작가의 문장과 생각을 훔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창조의 흔적이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이제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100% 신뢰하며 모방의 대상을 찾는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동경하며 글쓰기와 달리기를 하고, 에세이 쓰기를 하기 위해 김신지 작가님의 글을 읽고 느끼며,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안예진 작가님처럼 블로그 포스팅을 매일 하려고 한다.
이런 모방의 흔적이 쌓이고 쌓여 창조의 흔적이 되는 순간, 모방에서 시작한 완벽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점점 완벽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서 어제보다 1초 더 빨라진 달리기 기록, 어제보다 한 줄 더 쓴 글쓰기가 되어 어제보다 한 뼘 더 성장한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100% 인증을 하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다음 도전에서는 반드시 100% 인증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과거를 잊고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성장을 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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