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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녕 Aug 02. 2024

[그림책만들기]
갭이어 8일차, 백색소음 듣기

돌고 돌아 노동요는 잔잔한 백색소음이 좋다

<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리뷰 두번째!

오늘 정리할 책의 내용은 총 3장이다.

공통된 키워드가 있어 묶어서 정리해보았다. 


#3장 바다와 마주하다

#4장 물 위를 떠다니다

#5장 새벽의 여명을 맞이하다


[ 파란색에 반응하다 ]

바다를 떠올려보자, 무한한 파랑색이 넘실댄다.

단순히 파란색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몸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빛을 받아들이는 망막에는 파란색에 반응하는 색소인 '멜라놉신'이 있다.

이 색소가 활성화되면 뇌에서는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되며 각성상태가 된다.

왜 그럴까?

해가 떠오르는 새벽이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해가 뜨면 잠에서 깨어나 먹이를 찾고 위협에 대비하도록 진화가 되었기 때문에,

파란색에 노출되면 각성이 되며 집중력 등 인지활동이 증가하게 된다.


동이 트기 시작하는 푸른빛의 새벽이 되면 인간은 잠에서 깬다.

햇빛은 수면 호르몬(멜라토닌)의 생성을 중단하며 긍정적인 생각과 활동성을 갖게한다.

밤이 되어 어두워지면 다시 수면 호르몬이 분비되고, 몸은 휴식모드로 들어가며 잠이든다.

우리가 어두운 밤에 신체활동을 하기 힘든 이유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쬐고, 밤이 되면 불빛에 노출되지 않은채(특히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잠에 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


[ 바다를 보며 안정을 느끼다 ]

다시 한번 무한한 바다를 떠올려보자.

해변에서 바다를 보고있으면 뇌는 어떠한 위협도 감지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도심에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자동차들, 그리고 무수한 소음들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농촌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위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부위(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있다.

따라서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반응하게 된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에, 위협을 감지하는 편도체는 휴식을 가질 수 있다.


파도의 반복적인 흐름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도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우리의 뇌에서는 신경세포들이 전기신호를 주고받으면서 파도처럼 파동이 생긴다. 이를 '뇌파'라고 한다.

이 뇌파는 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완된 상태일 때는 각성상태보다 낮은 주파수인 뇌파인 '알파파'가 발생한다.

우리가 파도를 보고 파도의 소리를 들으면, 우리의 뇌파는 이 잔잔하고 반복적인 파동에 동기화된다.

동기화되며 뇌파는 알파파가 되고, 우리는 이완상태에 빠져든다.

이는 파도 뿐만 아니라 잔잔하고 반복적인 소리 - 물소리, 새소리, 잔잔한 음악 등-는 같은 효과를 준다.

이를 '백색소음'이라고 한다.


[ 무한함에서 느끼는 대양감 ]

바다를 마음껏 바라보았는가?

이번엔 무한한 바다 속으로 직접 들어가보자.

물 속에 들어가 몸에 힘을 빼면, 몸이 둥둥 떠오르는 걸 느끼게 된다.

힘이빠지며 몸은 완전한 이완을 하게되고, 바다와 나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것 같다.

이렇게 물과 하나가 된 듯한 감각의 착각을 대양감(Oceanic feeling)이라고 한다.

대양감은 광활한 바다나 우주를 바라보고 있을 때도 느껴진다.


대양감은 뇌의 활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고 휴식모드로 들어가거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면 뇌 안에서는 깜빡이는 영역(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을 볼 수 있다. 

이 영역을 통해 우리는 시공간에서 자신을 인식하는 자아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대양감을 느낄때면, 이 네트워크가 비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대양감은 자아의 경계를 흐리고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가지는 감각인 것이다.




물과 하나가 된 듯한 대양감이라는 느낌이 흥미롭다.

그런데 숲 속을 산책할 때도 마치 내가 숲의 일부인 것 같다는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나의 기억과 생각 속에 빠져있다가도, 어느새 햇살과 바람, 피톤치드의 향을 느끼고는 내 몸이 숲으로 가득 차는 느낌이다.

이렇게 자아에서 벗어나 자연과 연결되는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은 자연에 친화적이도록 진화해왔다.

자연 속에 있을 때면, 인간은 '특별한 나' 보다는 '무한한 자연 속의 일부'임을 느낀다.

우리가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계속 자연과의 접촉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연의 다른 생명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걸 깨닫는다면, 인간이 이렇게나 자연을 파괴하지는 못햇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당장 숲 속을 걷고, 바다에 풍덩 빠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튜브에서 파도소리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더 원한다면 새벽녘의 푸른 하늘을 보며 세상이 깨어나는 걸 느껴봐도 좋고, 아니면 시원한 파란색 그림이 있는 포스터를 사서 벽에 붙여놓을 수도 있다.

프랑스 화가 이브 클랭은, '다른 모든 색깔과 다르게 파란색은 바다와 하늘만 떠올리게 할 뿐이다'라고 말하며, 파란색이 가득한 모노크롬 회화를 그렸다.

무한한 파란색을 바라보고,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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