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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녕 Aug 07. 2024

[그림책만들기] 갭이어 14일차, 아무튼 그리기

굳어있던 손을 풀어보자

주말이 끝나고 시 한 주가 시작되었다.

출근하기 전에, 근처 도서관에 들려 그림책을 읽고 몇 권은 빌려왔다.

이야기를 우선 글로 주욱 써야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 지 막막하다면 다른 그림책들의 텍스트를 그대로 필사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나는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쓰게 될 것같아, 1인칭 화자인 책들을 위주로 찾아봤다.

재밌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고르다보니 어느새 7권이 되었다.

그런데 그림책의 큰 장점은, 부분 길지 않기에 금방 읽을 수 있다.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한 두시간이면 이야기를 7개나 읽을 수 있다.


그 동안 가 봐왔던 그림책들은 그림 위주 글은 매우 짧은 책들이었다.

그런데 오늘 고른 책들 중 <길>과 <마음의 지도>는 한페이지에 1~2줄 정도였지만, 나머지 책들은 글의 양이 꽤 많았다.

특히 <긴긴밤>은 144페이지에 달했는데, 도서관에서 읽지 않았다면 눈물 뚝뚝 흘렸을 것 같은 감동적이고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었다.

필요하다면 긴 글의 그림책도 가능하다는 것을 게되었다.

짧은 그림책에 내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글의 양에는 구애받을 필요가 없었다.


몇 권을 빌려 작업실에 와서, 그림책의 텍스트를 쭉 적어 보았다.

<길>과 <마음의 지도>는 글 양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한 페이지에 적어놓고 보니 꽤 길었다.

<긴긴밤>을 읽고 감동받아 긴 글을 적어볼까 생각했는데, 그림책을 처음 만드는 초보에겐 짧은 그림책도 쉬운게 아닌 듯하다.

그리고 <길>에서는 띄어쓰기를 이용해 호흡을 조절하는 부분이 재밌었다.

쭉     뻗은 길을 걸을 때는
상 쾌 하 고   가 볍 게.
험난한     길을 걸을 때는
조금만     더,
힘을 내 보는 거야!



그림책에서 글을 옮겨쓰고 난 다음에는, '아무 그림이나 그리기'를 했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그리면 숙련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작년에 맘먹고 산 프리즈마 색연필과 다이어리를 오랜만에 꺼내서 손 가는로 그려봤다.

갭이어를 시작하며 그림그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색연필과 종이 꺼내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내가 그린 결과물이 너무 부족할게 뻔히 보이니 그게 싫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림 그리다 보 시간이 훌쩍 지나다.

난 그림 그릴 때 잘못 그릴까봐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인데(그림 뿐 아니라 뭐든),

오늘은 그런 것없이 그냥 막~ 그렸더니 빠르게 끝냈다.

다른사람들 눈에는 어설프겠지만, 난 그냥저냥 맘에 든다..ㅎ

속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 내고, 그 결과가 눈 앞에 보인다는 사실이 좋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과 오늘 드디어(!)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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