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자면그동안 매우 공사다망했다. (TMI. 공사다망이란 수백 가지 설명이 필요한 일들을 한 마디로 축약하여 말할 수 있는 완벽한 단어이다.)
일단 공적(업무적)으로 업무 분장을 새로 하며 필자가 기획하게 된 품목이 두 배로 늘어났다.품목은 두 배지만, 업무량은 두 배는커녕 세네 배가 넘게 늘어나더라.처음엔 새로운 일들에 대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인수인계를 받다 보니불필요한 기존의 프로세스들이 계속 눈에 띄었다. 그래서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바꿔보느라고 매일매일이 시행착오와 고난의 연속이다.
그리고 사적(비업무적)으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수많은 일들 중 한 가지를 했다. 결혼? 출산? 아니고요- 결혼도 안 했고 애도 없지만, 집을 사버렸다.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바로 '그'무수한2030세대중 1인이 된 것이다. 이 역시 처음 해보는 경험이다 보니 모든 것을 홀로 찾아보고부딪혀가며 몸소 익혀나가는 중인데, 머리털이다 뽑혀나갈 지경이다.
아무튼 상기 일련의 상황들 때문에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글을 쓸 여유를 낼 수가 없었다-심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필자의 에세이들 중 특히 많은 관심을 받은 글들이 패션회사와 MD에 관련된 콘텐츠였지만, 업무 스트레스가 이전과는 비할 바 없이 높다 보니 쉬이 글이 써지지 않았다.물론그 사이 아예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라도 써 내려간 글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퀄리티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 쓰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쓴 글은 노잼임을 경험했기에, (노잼 시기 극복하기) 아직 필력이 부족한 본인으로써는 선택권이 휴필 외에는 없었다.물론 양질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쓸모없는 중압감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말해도 변명일수밖에 없다.
변명은 여기까지만.
그래도 이제정신없던 일상이 나름 마무리가 되어간다.끝이 없을 것만 같던 복잡한 업무들은 위태롭긴 하지만 어떻게든 흘러가고 있고, 인생 첫 집 매매 도전기도 여러 주변인들의 도움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은 좋은 글감이 되어 줄 것이란 간곡한 믿음이 있다.
남은 2021년의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꾸준하게 나의 글을써 내려갈 수 있기를 바라며본 변명을 마쳐본다.(나태함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