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이 사무치도록 공허할 때가 있다
혼자서는 도무지 채울 방법을 모르겠어서
주변에 스며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허망감만 몰려왔다
회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것 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기왕 이렇게 된거 열심히 망가져보기로 했다
누군가와 싸우고 나서
그 감정을 푸는 방법은 화해였다
싸움은 사이를 완전히 틀어버리기도 하지만
더 견고해지기도 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내가 나와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싸움도 하고 화해도 해야한다
내가 나와 싸울 수 있을까
싸움이라는 걸 할 수나 있는걸까
나에게 한거라곤 몰아붙이고 미워하고
감정을 쏟아내는 일방적인 말들뿐
그래서 그런가보다
마음이 남아나질 않아서 비어버렸나보다
사실 뭐..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이란 그런거니까
공허에 익숙해지고 망가짐에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또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렇게 공허는 나의 일부가 되어
잠시 잊혀졌다가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