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뮤트 Aug 15. 2024

공허

마음 속이 사무치도록 공허할 때가 있다

혼자서는 도무지 채울 방법을 모르겠어서

주변에 스며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허망감만 몰려왔다


회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것 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기왕 이렇게 된거 열심히 망가져보기로 했다


누군가와 싸우고 나서

그 감정을 푸는 방법은 화해였다

싸움은 사이를 완전히 틀어버리기도 하지만

더 견고해지기도 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내가 나와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싸움도 하고 화해도 해야한다

내가 나와 싸울 수 있을까

싸움이라는 걸 할 수나 있는걸까


나에게 한거라곤 몰아붙이고 미워하고 

감정을 쏟아내는 일방적인 말들뿐

그래서 그런가보다

마음이 남아나질 않아서 비어버렸나보다


사실 뭐..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이란 그런거니까

공허에 익숙해지고 망가짐에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또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렇게 공허는 나의 일부가 되어 

잠시 잊혀졌다가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겠지

작가의 이전글 심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