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몰려오는 슬픔에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생각하기로 관둬라
멈추는게 아니다
그만두는 거다
멈춘다와 그만두다
같은 말이 아닌가 싶지만
하나는 맞다고
하나는 아니라고
뭐가 다른건가 싶기도 하겠다
"멈춤"
다시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서듯이
초록불로 바뀌면 언제라도 다시
"그만"
그 속에는 영원한 끝맺음이 담겨있다
다신 보지 않을 헤어짐이
처음에는 잠깐 얼굴이 비추듯 홀연히 모습을 들어냈다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몸집을 키워 순식간에 집어삼켜진다
잠깐 발만 담그고 있었지만
어느새 바다 한복판으로 휩쓸려 가고 있었다
도화선은 시작되었지만
그조차 알 수 없었다
그저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리는 수 밖에는
그 시작을 찾으면, 알아내기만 한다면
되돌아 나올 수 있을다고 생각했고
온 신경을 쏟아부였지만
그럴수록 더 깊숙히 빨려들어가버리고 말았다
그곳에서 나오려면 방법은 한가지 뿐이었다
어떠한 것도 사소한 것도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고
그만두기
일말의 여지도 두지 않고
내려놓기
다시 평온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그뿐이다
애초에 입구를 찾는다고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박차고 나와야하는 건
입구가 아니라
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