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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May 24. 2024

오월 이십삼일 목요일

나도 일이 왜 이렇게 되어가는건지 모르겠다..ㅎ 뭔가 묘하게 돌아가는데..ㅎ 뭔가 찝찝..하긴 한데 이유를 콕 짚을 수가 없으니 제거할 수가 없네. 내가 L클럽에서 뭔가 주요인물(?)처럼 된 자체가 좀 묘하게 웃기다.


뭐.. J코치님이야 그런 사람이건 저런 사람이건 나하고 별 상관이야 없으니까 그랬든 저랬든. 그거 붙잡고 생각해서 뭐하냐 싶다. 좀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나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지구상에 꼴랑 그 사람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워낙 많기도 하고. 세상 모든 남자들이 스윗한데 하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거지. 생각해서 뭐하냐.


레슨은 맘에 들었었는데. 나는 J코치님이 잘가르친다고 생각한다. 이거고 저거고를 떠나서 한단계 한단계 착실하게 해 나가는게 내 느린 속도에 잘 맞춰주기도 하고. 내 체력에도 잘 맞춰주기도 했고. 운동에 대해서 설명도 잘 해주고. 얘기할 때 재밌기도 했고. 그만둘 즈음에는 말하는게 좀 귀엽기도 했다..ㅋ 블라블라 했던게. 


첫째로 산 세월이 몇년이냐..ㅋ 나는 동생들이 나한테 와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고 싶어서 안달난것들이 귀엽듯이 그런 사람들이 귀엽다.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까ㅋㅋ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나는 그러면 그냥 계속 얘기하는걸 듣곤 한다. 말하고 싶은게 많다는게 되게 신기해서 ㅋㅋ 근데 또 듣다보면 재미도 있고. 그러다보면 나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곤 한다. 어느 순간이 되면 내가 더 떠들고 있어..ㅋㅋ 


똑같이 핑퐁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그런 사람들하고는 내가 피곤해서 나도 오래 알아가기가 힘들다. 내가 남한테 큰 관심이 없고 느리다는 부분때문에 내 반응 하나하나에 너무 신경이 곤두서있으면 나도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들어가지고..^^;;ㅋㅋ 말없는 사람들한테는 나도 할 말이 없기도 하고. H는 내가 뭐라고 하든 되게 할말이 많다 궁금한 것도 많고ㅎ 


H는 항상 조용하고 뭔가 시선을 끄는 사람을 더 챙기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랑 잘 맞나보다. 나는 반대다. 나는 조용한 사람한테는 별 관심이 없다. 내가 시선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사람은 H나 G처럼 나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사람이거나 나한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시선이 가고 신경이 쓰인다. 말을 안하면 난 잘 모르니까. 과하게 징징대거나 너무 의지하거나 그런거만 아니면 먼저 요구하는게 편해서ㅎ


그래서 그러건지 어쩐건지 L클럽에서 뭔가 맡아달라고 하기에 일단은 알았다고 했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니까..ㅋㅋ 저번부터 뭐 하나 맡아달라고 계속 떠보드만..ㅎ 나는 그때 해달라 했으면 거절했을 것이다. 귀찮으니까ㅋ 이 은근하게 계속 내 대답은 듣지를 않고 해달라 해달라 하는게 한달쯤 되어가니까 나도 모르게 그러마 하게 됐다. 내참..ㅋㅋ 요리조리 계속 피해다녔는데 이젠 피하기가 어렵게 된 상황이긴 하다. 그간 L클럽의 총무님에 대해 안좋게 생각하던 감정도 많이 사그라들기도 했고. 


나는 총무님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비단 L클럽의 회식때문만은 아니었고. 총무님을 알게 된 것도 거의 1년이다. 나는 1년 전에 총무님을 알게 된 시점부터 안좋아했다ㅋ 그럴 시기이긴 했지. 최근에 클럽에 들어온 P군처럼ㅋ 그 시기가 뽕맞기가 좋은 시기다 ㅋㅋㅋ 테니스가 막 많이 늘어날 때기도 하고. 하는만큼 잘 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자기가 뭔디 자꾸 가르치려는게 웃겼지만 그것도 그건데 약간 은근히 떠보는 화법이 킹받아서 총무님을 안좋아했었다. 킹받는 화법에 성격이 나랑 잘 맞는건 아니긴 하지만 L클럽을 하면서 계속 고생하는걸 보니 안좋게 생각하던 감정도 많이 없어졌다. 솔선수범해서 고생했고 아무도 대꾸없는 채팅창에 계속 떠드는 것도 고생했고. 뻘쭘했을 것이다ㅋ 총무님 성격을 생각해보면. 아, 내가 총무님 성격까지 어케 알고 있는건지ㅋㅋ 생각보다 친해져서 싫네ㅋ 아무튼 내가 이렇게 안보는거 같아도 다 보고 있다. 물론 글자를 다 읽진 못한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ㅋ 고생하는건 알지. 


거기다 은근 C가 굉장히 의존성이 있는 편이다. 나는 C가 발랄하고 활기가 넘쳐서 의존적일거란 생각은 1도 안해봤다. 나이가 있으니 의존성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엄청나게 의존적인건 아니다. 어떤 면으로는 나를 챙겨주기도 한다. 나는 누가 뭘 먹고 있든 마시고 있든 잘 안보이고 관심이 없는데 C는 꼭 그런걸 보면서 잘 챙겨준다. 집에도 잘 데려다주고. 뭔가 세심해. 그렇게 나를 챙겨주기도 하고 분위기도 즐겁게 해주고. 그게 고맙기도 하고. 내가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챙기는게 대단하다 싶다. 그러니 내가 잘 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게 필요하다고 하면 .. 또 모른체 하기가 힘들다ㅎ


C는 L클럽 활동을 할 때 같이 가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내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그걸 위해서 가는데 C는 그렇지가 않다. C를 통해서 얘기를 들은거지만 C만 그런게 아니었다ㅎ 클럽에 다른 여성분들도 일정 부분 그런게 있긴 했다. 성비를 보고 가더라. 성비를 보고 갈게 아니다. 남자 공도 많이 받아봐야 는다. 물론 나는 여복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ㅎ 게다가 L클럽은 남자 공이라고 해서 못받을 정도는 아니다. 구질이 엄청 좋다고 할 순 없지만 그만하면 우리 구력에 나쁜게 아니다. 나도 낯을 안가리는건 아니긴 한데..ㅎ 친해지지만 않을 뿐.. 공치는데는 문제가 없잖어? 테니스를 꼭 친해져야만 치나. 근데 사람이 다 같은건 아니니까.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C가 같이 가자 하기에 그러마 했다. 누구라도 있으면 다른 여자분들도 오고 뭐 그러겠지.


그리고 나는 C가 좋기도 하고. C는 발랄하고 쾌할하고 분위기도 잘 띄우고 얘기도 재밌게 한다. H나 G가 그러듯이ㅎ 이런 사람들이 편하긴 해. 그리고 내가 무조건 맞춰주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도 날 챙겨준다. 세심한 부분에 있어서. 나의 무계획적인 부분이라든가 먹는거나 내 칠칠치못한 부분. 내가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 내 감정들. 일단 배려심들이 있다. 내가 싫을까봐 신경쓰거나 내가 불편할까봐 케어해주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난 다정하고 배려심있는걸 좋아하니까.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렇게 챙겨주는게 고마우니까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내가 조금 더 나은 부분은 내가 해줄 수 있는거지ㅎ


그러고보면 회장님도 내가 운동이 덜 됐을까봐 맞춰준 것도 있고. 솔직히 운동이 덜되긴 했었다ㅎ 문제점이 많아. 운동이 덜 된다는건 내가 덜 움직인다는거겠지. 발을 더 빨리 움직이고 다리를 잘 움직여야하는데. 빨리 포기하는 습관도 여전하고. 짧은 공에 약해서 그 부분을 좀 더 신경쓰긴 해야한다. 짧은공만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점 투성이지ㅎ 포지션도 제대로 못서고. 긴 공일 때면 또 얼른 뛰어가야하는데 그것도 못하고. 뭔들 잘하겠냐ㅎ 제대로 하는게 없어.


나의 새로운 코치님이 지적하는 점도 그러하고. 새 코치님이 오늘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 주었다ㅎㅎ 코치님이 보기에 내가 아주 내성적이고 움츠려들어있고 자신감도 없어서 공을 제대로 못치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 같다. 일정 부분 틀린 말도 아니긴 한데ㅎ 나름 나를 화이팅해주고 치얼업 해주려고 하기에.. 그냥 그런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ㅋㅋㅋㅋ 내가 좀 그런 사람이 된다고 한들 뭔 대수냐. 나를 처음 보고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는 내 이미지라는게 다 비슷비슷하기도 하고ㅎ 느린 편인게 맞기도 하고. 생각엔 레슨에서 공을 개쯤 친다고 한들 얼마나 늘거냐 싶어서 욕심많은 사람한테 치라고 한거긴 한데 코치님이 보기엔 기에 눌려보였나보다. 근데 두개 치게 욕심을 갖는게 맞는 것도 같다. 욕심이 있어야 빨리 느니까. 


나만 덜 친게 아니고 D도 덜 쳤는데 내가 덜 쳐보이는건 뭔지 모르겠네..ㅋㅋㅋ 내 외적인 특성일 수도 있지만 남들이 나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보이는 이미지라는게 꽤나 조용하고 착하고 여기저기 신경을 많이 쓰느라고 양보도 많고 내성적이고 뭐 이러고 저러고 인가보다. 근데 나는 나를 그렇게 보는게 나쁘진 않다ㅎ 드세보이게 보이는 것보다 뭔가 보호받는 기분이 들어서ㅋㅋㅋㅋ 결국 나를 오래 알게 되고 잘 알게 되면 내가 딱히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기야 하지만. H는 내가 이런 사람으로 보이는게 안타깝다고 위로를 많이 해줬다. 내성적이고 조용한게 안좋은 이미지처럼 굳어져있어서 그런가보다. 근데 난 잠깐이라도 이렇게 봐주면 그게 흥미롭고 재밌다. 신경써주는 것도 좋고ㅋㅋㅋ 뭔가 그렇게 보이는걸 깨고 싶지 않기도 하고..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기가 약해보이면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잘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약해보이면 만만하게 생각하는게 있다. 그렇게 강강약약인지 강약약강인지도 잘 보이게 되고. 지켜보기에 편한 포지션이긴 하지. 


새 코치님은 내 텐션을 올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성격이고 뭐고 사실 적극적으로 움직이긴 해야한다. 운동이라는게 그렇지. 많이 움직여야 하는 운동이긴 하니까. 가만히 서있는 시간도 길고. 준비도 늦고. 계속 하다보면 지금보다 움직이기야 하겠지만ㅎ 노력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긴 한다. 최근들어 내가 준비가 많이 늦다는 것도 느끼고 있긴 했고. 빠른 공을 받게 될수록 더욱 느낀다. 내가 공을 받을 준비가 늦어서 미스가 많다. 


서브도 잘 안들어가고. 짧은 공도 약하고. 다리도 느리고. 따라가기도 버겁고. 준비도 늦고. 파워도 딸리고. 스핀넣는건 느낌이 잘 안오기도 하고. 스윙은 아직도 헤드먼저 보내는게 어렵고. 당겨치고. 가로스윙에. 등등등. 문제점이 한두개가 아니지. 그렇다고 안는건 아니다. 늘은거 같긴 한데.. 고칠게 더 많고..ㅎ 내 플레이가 맘에 안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 그냥 하는거지 뭐. 


근데 테니스를 너무 열심히 하는거 같어..ㅋㅋㅋㅋ





그래서 뭔가 일적인 부분에 리프레시가 필요해서 스터디원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 


잘 따라가야지.


지금 생활만 보면 뭐가 일이고 뭐가 취미생활인지 구분이 안가네ㅎ


밸런스를 다시 잘 맞춰보자


이래선 굶어죽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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