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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Jun 20. 2024

유월 십구일 수요일

푹푹 찌는 날들이다. 곧 비가 온다더니만 이렇게 찐다 쪄. 나는 낮에는 집 청소를 좀 하고 계속 졸았다. 넘 더워서 지쳤나보다. 낮에 계속 잠을 잤더니 잠이 안오는 김에 끄적여본다.


음료수를 마실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고. 사람들하고 친해졌다고 좀 풀어진 것 같다.


친해진다는게 늘 양날의검이고 장단점이 공존하는 일이라니까.


C는 생각보다 L클럽을 너무도 매우 사랑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안해봐서 약간 생소하긴 하지만 이렇게 애착을 갖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좀 진지하게 생각하긴 해야겠다ㅎ


총무님이야 워낙 클럽을 만들었다 나왔다 만들었다 나왔다 하도 그러는 분이라 L클럽에 대해 그렇게 애정이 높을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뭐 나름 애정을 갖는 것 같다.


회장님도 그렇고. 회장님은 테니스에 재미를 붙여서 테니스 치는 것도 좋아하고 클럽 활동에도 재미를 붙여놨다.


즐거워하고 이런 활동들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조금씩 녹아드는 것 같다. 사실 나야 테니스 클럽 활동이라는게.. 뭐 그렇게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은 사람이라. 지역클럽에 나갈 때도 그렇고.


그렇지만 이렇게 즐거워하는걸 보니 나도 좋긴 하다. 애착을 갖는 모습을 보니 나도 너무 라이트하게 생각하는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지역클럽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 어른들이 많긴 하지만 그분들도 지역 클럽에 애정을 갖고 구석구석 챙기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어쩐지 즐거울때도 많다. 나도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참여하게 되기도 하고.


뭐.. 그럭저럭.


지역클럽이든 L클럽이든 사람들하고 친해지니까 테니스도 계속 하게 되고 그런 부분이 없진 않다.


그렇다곤 해도 여전하긴 하지만.


권태기라든가 슬럼프라든가 이름은 그럴싸하게 붙여두긴 했지만 나나 D H 모두가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는 테니스 말고 다른데로 눈을 좀 돌려보자는 이야기도 했다. 너무 테니스만 계속 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렇기도 하고 더워서 그렇기도 하고 나는 최근에는 테니스 하는 빈도를 줄였다. 확실히 덜 지루한 것도 같고. 덜 하니까 지루함을 덜 느끼는게 당연한건가ㅎ


그리고 L클럽도 그렇고 지역 클럽도 그러하고 테니스 단톡방도 그러하고.. 계속 보던 사람만 보고 계속 하던 사람하고만 치고 계속 레슨받고. 그냥 이런 일련의 일들이 지겨워지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2년이 넘었는걸. 테니스 치는 사람만 하도 많이 봐서 좀 지루한 면도 없지 않다. 뭔가 새로운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내가 몰두할만 하고 집중할만 한 활동이 뭐가 있을까 찾는 중이다.


그리고 뭐.. 이런 저런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이렇게 저렇게 얘기를 듣게 되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다보니 나는 J코치님에 대해서도 더는 불편한 감정이 없다는걸 느꼈다ㅎ 듣다보니 내가 좀 웃겼던것 같다. J코치님은 그냥 애인걸..ㅋㅋ 감정이라는게 사람을 되게 우습고 유치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냥 뭐.. 동생뻘인데 뭐. 그냥 아는 동생 정도라는 생각이다. 내가 살면서 이런 동생도 만나보고 저런 동생도 만나봤듯이 그런거지 뭐. 아직 세상 잘 모르는.


어리다는건 참 좋은 것 같다. 나도 세상을 모르고 싶다ㅎ 그럴 수가 없지만.


그냥 이렇게 좋은 사람들하고 즐겁게 운동하고 내 개인사도 처리하고 내 일도 하고 그러다보면 올 한해도 잘 보냈다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내년 초에는 즐거운 약속이 잡혀있기도 하니까. 즐겁게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간혹 R이 생각날 때가 있다. 이제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가 되었다만. 그래. 생각해서 뭐하냐 싶기도 하다. 사는게 바쁘다보면 그런 사람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한번씩 떠오르는건 아직은 어쩔 수 없나보다. R이 내게 남겨둔 감수성이라는게ㅎ 나하고 코드가 너무 잘 맞았던지라.


뭐 지나가겠지


모든 것들이 그랬던 것처럼


괜찮아질 것이다


내 일상도


다 순리대로 제자리를 찾아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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