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매장
삶은 항상 나를 피해자로 만들어간다. 그러기에 한없이 눈물을 훔치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목놓아 울 수가 없었다. 나약해진다는 것은 누군가의 타깃이 되는 것이고 물려버린다면 나는 한없이 무너질 거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세 번의 매장의 이동을 걸치면서 마음은 헌신짝처럼 헤어지고 버티기에 힘들어 보였다.
영악하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 좋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사회에 나오면서 더더욱 절실히 느꼈다. 매도당하면서 왜곡당하면서 나는 피해자 1로 나 자신의 사건을 신고하는 것에도 주저하였다. 무언가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세 번째 매장에서도 여지없이 나의 기대를 무참히 깨뜨렸다. 그리고 끊임없이 강요하였다. 당하지 않으려면 물어버리고 아파하는 신음소리에 익숙하고 즐겨라고 말이다.
혐오스러움에 그냥 그 속에 녹아들고 싶지 않았다. 홀로 업무에 동떨어져 나의 순간만에 집중하였다. 다행히도 좋은 점이었다면 이번 매장은 규모가 꽤나 커서 마주치지 않고 할 일을 만들다면 피할 수 있었다. 조용히 고요하게 진열을 하고 빈 공간을 채워 나갔다. 그런 모습들이 타인의 시선들에게는 멍청한 놈 답답한 놈이 되어갔다. 하지만 내입장에서는 오히려 의미 없는 손가락질 선동에 빠질 수 있어 좋았었다.
하지만 영원한 고립은 없을 수 없고 또 피할 수 없는 투표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기권을 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내가 참수대에 올라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적당히 목소리에 힘 있는 자에게 나의 한 표를 던진다. 적어도 그것이 약자의 피해를 피할 수 있는 차악의 선택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또한 의미는 왜곡되었고 나의 목소리는 힘을 가진 직책에 대한 욕심 권력을 가지고 싶은 욕심쟁이로 비쳤다.
음침하게 있으면서 기회를 엿보는 사람으로 정의가 되면서 더더욱 정나미가 떨어졌다. 왜 이리 다른 것 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으로 맴돌았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순간은 이렇지 않았고 적어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는데 지금의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내가 틀린 것 일까라는 생각에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이 악취 나는 무리들 속에서 물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다시 한번 나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다른 지역에 매장의 오픈 계획이 정해졌고 타지생활을 하는 이들이 우선적으로 발령대상으로 정해져 면담이 진행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어도 1년 정도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다. 열의도 없없고 또다시 구정물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제안에 거절을 하였고 관심이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나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래도 한번 다시 속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또 바보같이 스물스물 마음에 생겨났다. 일주일 정도를 고민을 하면서 내면의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답을 찾아보려 했다. 그리고 결정을 하였다. 떠나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고심을 한 시간에 대한 배려인지 유례없는 뭐 사실 따지면 당연한 부분이지만 회사에서 일부 이사비와 부동산비를 지원해 주었다. 그리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받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게 나는 강렬한 더위의 도시로 향하였다. 적어도 이곳에서 나는 피해자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