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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이 Apr 04. 2024

워킹맘일기2. 복직 신고식 너는 내가 출근인걸 알았을까


워킹맘일기, 복직 신고식 

너는 내가 출근인걸 알았을까?

 feat. 열감기




복직 D-1.

아침부터 컨디션 너무 좋은 아들, 어디서 배워왔는지 붕붕붕~자동차 노래에 맞춰 춤을 준다.

아침 잘 먹고 잘 놀다가 어린이집에 등원했는데 점심즘 연락이왔다. 어린이집에서 연락오면 늘 초긴장 상태.

보통은 애가 아플경우에 전화를 주시기 때문인데 역시나 갑자기 열이 38도가 넘었다는 선생님 말씀.


집에와서 해열제를 먹이고 바로 잘 들어서 열도 떨어졌고 푹 낮잠까지 잘잤다. 열이 또 오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열도 오르지 않아 안심. 오후에 아기가 좋아하는 분수가 있는 집앞 카페에 갔다. 


유아차 끌고 단둘이 카페가는게 평일에 자연스러운 일상이였는데 이제는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 뭉클.

엄마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커피에 자꾸 손대는 장꾸 아들.

아기가 좋아하는 분수도 보고 집에와서 저녁도 아주 잘먹었다. 요즘 그릇채 들고 먹는데 재미들린 아가.

그렇게 샤워도 하고 우유도 마시고 재울려고 하는데 다시 몸이 뜨거워진다. 하필 2박 3일 회사 워크샵으로 남편은 부재중. 


저녁에 열이 오르자 너무 초조해졌다. 남편은 없지 내일은 첫출근날이지. 다시 해열제를 먹이고 쿨시트를 등에 붙이고 재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초저녁이였어서 나름 긍정적으로 이제 괜찮아지겠지 하며 멘탈을 잡았는데...

새벽2시 불덩이가된 아들. 열은 39도를 넘어섰다. 39도가 넘어가니 혹시 해열제가 들지 않으면 어쩌나 싶어서 교차복용을 했다.



한번도 해열제 교차복용한 적이 없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초조함에 한 행동인가 싶기도하다. 교차복용이 아기들몸에 무리가 될 수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다.


귀까지 새빨개져 축 늘어진 아가, 시간은 새벽3시. 다행히 열은 해열제 복용 후 30분 부터 빠르게 다시 내려갔다. 교대해줄 남편은 부재중. 시간마다 열체크를 한탓에 잠을 한숨도 못잤는데 열이 떨어지자 잠이 깨버린 아들.






푹 안겨 있기도 하다가 열이 더 떨어지니 내 배위에 올라타 말까지 타며 잠을 잊었다.





복직 d-day


자장가를틀고 겨우겨우 노력해서 재운 시간은 새벽 4시 40분. 여기서 잠들면 출근을 못할것 같아서 그대로 출근 중비시작.  친정에 들어서자마자 친정 엄마를 보니 눈물이 났다. 딸이 복직하는 첫날부터 울며 들어오니 엄마 마음도 편하지 않았을텐데...후회스러웠다. 새벽 아기의 열 소식을 전하며 아무튼 출근.



다행히 막 울면서 떨어지지 않았고 열도 나지 않아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친 언니와 함께하는 출근길이라 

더 그랬을지도.

15개월만에 돌아온 회사는 바뀐게 참 많았다. 

그중에서도 사람이 제일 많이 바뀌어서 정말 새회사에 첫출근한 느낌.





정신없이 업무인계 받는데 또 열이 난다는 전화. 결국 친정엄마가 부랴부랴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 코로나, 독감 검사까지 해주셨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 열감기로 진단 받았다. 회사에서 5시 30분까지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갔는데 마지막 30분은 너무 느리게 갔다.


6시 25분 열차를 타기위해 전력질주. 

이렇게 뛰어본게 얼마만 인지.





동탄역에 내리니 시간은  6:42분 srt만만세!


남편이 일찍 퇴근한 날이라 다행이였는데 남편에게 계속 안아달라고만 했던 아가는 내가 오니 신나게 잘 놀았다. 하지만 다시 열은 또 올랐고 새벽에 교대로 아기를 보며 오늘 또 출근 완료.




첫출근한날인 어제 아기가 너무 아파 밤을 새고 출근했다고 선배 워킹맘 직장동료분들에게 말하며 회사에서 또 짧은 눈물을 흘렸다. 우는 내게 그래도 ‘낯선 남이 봐주는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냐’ ‘애가 엄마 출근하는거 알고 다들 한번씩 아프다’ ‘워킹맘은 원래 울면서 다니는거야’라며 전해주신 공감과 위로들. 이미 워킹맘으로 수년을 지내오신 워킹맘 선배님들의 조언에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사람이 참 좋은 회사.) 


얼마전 아기가 비슷한 증상을 겪은 친구 워킹맘과의 이야기 끝에 친구가 한말 “석아~ 더 강해지자.” 


얼마전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하신 김혜자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이렇게 애를 두고 나가는데 더 잘해야죠 연기.



대중앞에 평가 되지 않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나 스스로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야겠다. 애를 두고 일터로 나오는 워킹맘, 스스로도 아가에게도 더 당당해지려면 내 일에 일상에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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