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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ydoc Oct 19. 2020

머리말

제가 이 글을 쓴 이유

우리나라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 원인이 다른 나라처럼 의료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의사들의 실력이 문제라기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정신과 질환을 ‘나약한 정신력’ 때문이라고 치부하거나,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굳이 시간과 돈, 사회적 부담을 감수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정신과에 가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는 무용론에서

 ‘정신과 약을 먹으면 오히려 더 나빠지고, 의존성이 생긴다.’ ‘는 해악론까지, 

정신과 치료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매우 광범위하며 공고합니다.


이처럼 근거 없는 편견과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 때문에 

정작 치료받아야 할 분들이 정신건강의학과에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여 진행된 우울증, 조현병, 치매 등 정신과 질환으로 인하여 

개인과 가정, 사회가 감당할 부담과 손실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쌍생아 연구, 유전체 연구 등을 통해 

정신과 질환의 유전성을 발견하였고,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정신과 질환의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외적 스트레스나 개인의 내적갈등이 

뇌의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어 

정신과 질환이 발생하고, 유전적 취약성이 있는 분들의 경우 그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현재 정신과 질환의 발생 이론입니다. 


이는 정신과 질환이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 감기, 간염과 같은 의학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의 질환임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의학적인 접근이 반드시 요구됩니다. 


즉, 약물치료로서 뇌의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분비를 정상화해주고, 

정신치료를 통해 외적 스트레스와 내적갈등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정신과 질환은 일시적인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거나 휴식을 취하면 자연히 좋아지기 때문에 

굳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도 합니다. 


물론, 일시적인 정신과 질환도 존재합니다. 

우울증으로 진단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우울감이나 불안감, 불면 등의 증상은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로부터 거리를 두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신과 질환은 단순히 휴식과 회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애초에 휴식과 회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질환‘이라 부르지 않을 겁니다 –


 휴식과 회피가 끝나서 재차 외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내적갈등을 재경험할 경우,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 조절 및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혹은 가벼운 증상이 큰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치매의 경우, 가벼운 건망증은 물론이고, 시간/장소에 대한 혼돈, 계산 능력 저하 등이 

치매 초기에 올 수 있는 증상입니다. 

치매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들을 단순 건망증이나 실수와 구분하기 어렵고, 

환자나 보호자들 모두 이를 ‘일시적’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 증상’이 반복됨에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평가 및 진단을 받지 않고 방치한다면, 어느새 중증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번 그러다 말겠지’ 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스스로 정신과적 증상이 의심되거나 

본인이 사랑하는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 선생님, 동료 등이 느끼기에도 증상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 및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방문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만연된 잘못된 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안심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고, 

적시에 치료를 받아 아프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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