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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ydoc Oct 21. 2020

맺음말

제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지원할 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걱정된 이야기 중 하나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정신과 환자들의 힘든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Refresh 가 필요하다. 

의사 본인도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조커를 치료하다가 빌런이 된 할리퀸처럼, 

본인도 환자의 기분에 전염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였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꾸준히 환자를 치료해보니 

왜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환자들의 힘든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은 나를 고갈시키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을 배출할 통로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여행과 독서, 와인을 즐기는 것이 제 나름의 스트레스의 배출구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록 삼아 하나하나 블로그에 올리다보니 

꽤 규모 있는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블로거들과 교류를 하면서,

 세상에는 다양한 방면에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경험하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다른 분들에게 즐거움과 좋은 경험을 드릴 수도 있지만,

 저의 전문영역인 정신건강의학과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다양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입니다. 


그 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글을 써봤습니다. 

블로그에 올릴까 고민했지만,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쓸 수 있을까 스스로 의구심이 들어 

감히 첫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약 4-5년이 지나 우연한 기회에 박한선 선생님을 만나

 “토닥토닥정신과 사용설명서 2판”의 공저자로 참여하게 되었고, 

저자로서 제 이름이 쓰인 책이 나오는 기쁨과 보람을 누렸습니다. 

옛꿈이 다시 떠올랐고, 예전에 썼던 글들을 모으고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주제 넘지만, 원효대사께서 ‘아미타불을 외치면 누구나 극락으로 갈 수 있다’ 며 

불교를 대중들에게 전파한 것처럼 

저 역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치료적 영역으로 향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잘못 알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 잡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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