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돈을 모으기 위한 미덕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 <레버리지> 등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책에서는 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월급쟁이의 삶을 벗어나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돈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사업장의 경영자가 되든 주식투자를 통해 많은 돈을 벌든 내 시간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돈을 최대한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한다.
성공한 부자들이 말하는 큰 부자를 꿈꾸는 것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와 안정적인 경제력을 얻기 위해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 주변에도 부업으로 쏠쏠하게 수입을 내는 친구도 있고, 지인 중에는 유튜브로 작은 금액이라도 수익을 내는 분도 있다. 주식과 코인도 빠질 수 없는 재테크이다. 회사를 다닐 때만 해도 회사 동료들도 수시로 휴대폰으로 주식을 확인하고 회사에 있는 시간 1/5에서 1/4은 주식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짠 체크.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와 반대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아낄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홧김에 돈을 썼다는 뜻의 홧김비용, 외로움을 달래고 기분전환을 위해 쓰는 쓸쓸비용,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란 뜻의 시발비용, … 모두 감정 어휘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15p
돈을 모으는 방법? 버는 돈을 모으면 된다. 하지만 월급을 받는 것보다 소비가 더 많다면? 당연히 돈을 모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기도 하지만 지출을 줄이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예상하지 못하는 복병을,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
‘홧김비용’, ‘쓸쓸비용', ‘시발비용'. 이 중에서 ‘시발비용'은 정말 재미있는 표현이기도 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쓰는 돈을 비속어를 섞어 신조어로 만들어질 줄이야. ‘홧김'에든 ‘쓸쓸'해서든 ‘X발 X발'하면서 쓰는 돈이든, 결국에는 다 ‘충동적' 소비이다. 충동의 다른 말은 ‘무절제'이다. 즉 많은 사람들이 돈을 너무 무절제하게 쓴다는 이야기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소비를 줄이려면 결국 소비를 ‘절제'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절제를 위해 스스로 소비를 통제하고, 소비를 위한 원칙과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 역시 아르바이트로 처음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 소비를 절제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돈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저금은 꿈도 못 꿨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소비를 절제하는 습관을 만들어줬다. 충동적 소비를 줄이고 소비할 금액의 마지노선을 정하고 소비의 원칙과 패턴을 만들어 최대한 그 규칙들을 지키다 보니 나름대로의 절제력이 생기기도 했다.
소비를 하다 보면 포인트 적립, 멤버십 할인 등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참 많다. 절약이라는 말이 궁상맞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적립이나 할인을 위해 휴대폰을 꺼내 앱을 켜야 하는 그 시간조차 귀찮아서였는지 나도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을 무심코 지나친 적이 정말 많이 있다. 나름대로 소비의 습관과 원칙을 만들고 돈을 모으는데도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멤버십 할인을 받는 것 등은 귀찮다는 이유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흔히 말하는 앱테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도 은근히 귀찮기도 하고 효율성도 많이 떨어져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을 때도 많이 있었다. 그래도 앱테크 이외에도 나름대로 쏠쏠한 할인 정보들을 제공해 준다. 수익이 큰 사업을 하거나 부업 수입이 크다면 굳이 이렇게 제공되는 할인을 적용하지 않아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편의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정보보다는 쇼핑몰이나 마트 할인을 받는 것이 더 유용한 정보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재테크의 본연의 목적은 ‘수익’이다. 저자의 ‘10만 원을 더 버는 것보다 10만 원을 덜 쓰는 게 쉽다'의 관점에서는 소비를 줄이는 것도 일종의 수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를 줄이는 습관만큼 중요한 것은 ‘모으는 습관'이다. 소비를 줄이기 위해, 즉 절제하기 위한 원칙과 습관이 필요했다면 돈을 모으기 위해서도 구체적인 규칙과 습관이 필요하다. 앱 테크니 리워드 앱, 포인트 적립 같은 방식 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모으는 습관으로 ‘적금'을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월급을 받으면 지출할 돈과 모을 돈을 구분해 모을 돈도 목적에 따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저금을 해야 한다, 적금을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고,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정보들을 알려주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많은 알고 있는 이야기들 중에서도 나도 하지 않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다. 이 말은 누군가에겐 당연히 아는 이야기가 또 어떤 사람들은 모르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렇기에 우리는 돈에 대해서, 금융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귀찮음은 언제나 손실을 동반한다. 224p
월마트의 월튼 회장은 한때 빌 게이츠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부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반전은 이 세계 최고의 부자 역시도 A4 용지를 아끼기 위해 되도록 이면지를 사용하도록 권장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도 1달러를 아끼고 절약했다는 일화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비해 다른 사람을 언급할 것도 없이 나만 봐도, 귀찮다는 이유로 작은 금액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기도 했다. 그게 쿨한 것처럼 보였고, 작은 돈에 집착하는 건 찌질해 보였다. 자린고비처럼 돈에 집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저자의 말처럼 돈을 귀찮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 같다. 오히려 그 귀찮음 때문에 많은 시간 동안 돈을 낭비해왔었고, 귀찮음 때문에 돈에 대한 무지에 머물러 있었고, 귀찮음 때문에 올바른 습관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과거의 모습들이 많이 생각났다. 내 경험과 저자의 경험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삶 속에서 낭비하고 있는 습관들도 보게 되었다. 짠체크. 다른 건 몰라도 소비나 저금에 대한 올바른 습관과 패턴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무엇보다 금융, 재정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식을 쌓을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는 책이었다. 그리고 실질적이면서도 실용적으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봐야겠다.
이미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돈을 모으며 굳이 소비를 줄여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보다는, 사회 초년생들이나 회사 생활을 꽤 했음애도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한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가디언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