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피곤한 사람들인데, 왜 이리 짠하냐...
왜 이리..
왜인지 모르게 짜증 부리고서는, 그게 또 미안해서 짜증 내고
미운 기억을 주면서도, 그 미움도 언젠가 그리울 것 같아서...
그래서 가족일까. 참 피곤한 사람들인데...
그래서 가족이겠지.
가족,
삶을 함께 살아오다 보니
하나 닮지 않은 얼굴이라고 해도
표정도 닮고, 말투도 닮고, 묘하게 분위기도 닮아가지.
세상 어떤 사람들 보다 가까운 내 편이 되기를, 나만은 이해받기를, 나만은 용서받기를 구하지.
남이라면 기대하지 않을 그런 바람들
내 맘 하나도 모르는 것 같아서
내 말 귀 기울이지 않아서
서운하다며, 남 보다 못하다며 볼 맨 소리를 하기도 하지
가족은 내가 아닌데
그저 닮은, 닮아가는 사람들인데..
저녁밥 먹으며, 슬쩍 바라본다.
누굴 닮은 걸까.
누구겠어. 알면서..
그렇게 닮은 구석을 찾고 있는 나는,
우리 가족과 저녁을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