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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 Jun 13. 2023

체중계, 마음의 무게를 재어 본다

마음은 뭐가 더 좋은 거지? 가벼운 거? 묵직한 거?

... 지금 있는 디지털 체중계가 좋다.

이 녀석은 사람 마음을 안다.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올라가면,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숫자판들.

그 짧은 순간 설레는 나의 마음.

위아래로 조금씩 흔들리는 무게, 그중 가장 가벼운 무게를 마지막에 보여준다.

뭐, 그래봐야 0.1 ,  0.2의 차이지만, 그 차이가 마음의 무게를 다르게 한다.

이 기특한 체중계는 그중 가벼운 0.2를 깜빡깜빡 알려준다.


물론, 가끔 배신도 때린다.

믿었는데.

방금 전 0.9 가 1.0이 되는 배신 행위.


이럴 때면 쿵! 하고 다시 올라가고 싶지만, 그러면 다시 요동디지털 숫자판들.

살포시가 맞겠다.

살포시 또는 쿵. 흔들리는 마음 흔들리는 체중

몸의 무게를 재려고 하는 기계이지만, 이렇게 사람의 마음도 들었다 놓았다 재고 있다.


이런 걸 요물(妖物)이라고 불러야 할까 보다.



마음의 무게를 잴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그 기계 위에 올라가 내 마음을 재어  볼 용기가 있을까?

건강검진 인바디 항목에 반영되고, 바디 프로필처럼 마인드 프로필로 관리될 수도 있겠다.  마음 무게로 이런저런 평가를 할 수도 있고.


어는 날은 새털처럼 가벼워 날아갈 듯하고, 또 어느 날은 천근만근 무거워 꺼져버릴 것도 같다.

이런 들쑥날쑥한 내 마음을 들킨다면...


이런 요망한 체중계.


이미 마음 무게를 스캔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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