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작과 함께 올려보는, 8월 월말결산.
내게 여름은 언제나 힘들고 두려운 것. 여름에 기어이 수치가 엉망이 되고 약을 늘리던 일이 20대 내내 반복돼서 생긴 트라우마겠지. 이번 여름은 되도록 일을 줄이고 쉰 줄 알았는데… 적어놓고 보니 정기 일정과 약속들로 빽빽했다. 어쩐지 힘들더라.
사실 지난 2월 이후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내내 무기력과 우울감을 겪고 있다. 한여름에 몸도 맘도 힘든 나의 기분 그래프는 거의 바닥을 쳤다. 가슴을 쿵쿵 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 때도 있었는데…
역설적으로 바닥을 치고서야 마음을 툭 꺼내놓게 되었고, 그리고 나니 조금씩 나아졌다. 곧 기록해 둘 외래 진료가 분기점이 되었는데, 내과 교수님께 우울감을 털어 놓으며 ‘몸이 다시 아플까 두렵다’고 하자, “수술 이후로 한 번도 안 아팠는데~? 정말 뭐든 할 수 있는데요. 다른 분들도 다아 맘껏 일 하셔요!” 라고 해주셨다. 뭐든 할 수 있다, 오래도록 갈망하던 그러나 내 것인 적 없던 것 같은 문장. 내가 잃은 듯 여기던 문장. 그걸 다시 살며시 쥐어볼 수 있다니…
8월보다는 몸을 더 챙기는, 그래서 오전 독서에 실패하지 않는 9월을 보내고 싶다!
(•노트 기록은 키미 작가님 @kimmy.pro 월말결산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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