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문구점 1화
"딩동댕~~". "딩동댕~~".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유민이는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교문까지는 300미터 정도 남았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미친 듯이 달려 생쥐처럼 학교 정문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그 뒤를 이어달리기하듯이 영채가 뛰어들었다.
학교 지킴이 할아버지가 영채를 보았다.
"야~~~ 이놈...."
"거기 안서~~..."
영채는 할아버지의 부르심을 뒤로 한 채 유민이를 따라 급나게 뛰었다.
할아버지의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은 척하며 말이다.
한번 뚫린 지킴이 할아버지의 넘지 말아야 할 38선은 유민이와 영채를 따라 그 누구도 못 넘을 선을 넘기 시작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농땡이 학생들은 벌점을 각오한 채 모두 38선을 넘어서 마트로 뛰어갔다.
유민이는 맛있는 햄버거와 우유를 손에 집어 들고 주머니 속의 엄카(엄마카드)를 내밀면서 "결제해 주세요~"라며 자신만만하게 얘기한다.
마트 사장은 결제하기 위해 엄카를 카드기에 꼽았다. 카드는 결제가 되지 않았다. 카드 결제기에 "결제가 안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지 않는가? 그제야 유민이는 엄마가 준 카드에 잔액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기억났다.
그렇게 되자 유민이는 결제를 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유민이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영채가 도착했다. 유민이를 구한 것은 영채의 아카(아빠카드)였다. 오늘은 아카가 엄카를 이겼다고 난리였다. "역시 아카가 최고지." 하면서 영채가 더 호들갑을 떨었다.
2학년이었던 유민이와 영채는 급하게 다시 학교로 들어갔다.
그 뒤를 이어서 이제는 초등학생의 티를 벗은 1학년 학생들이 뛰어 들어왔다. 성진이와 박형우였다. 성진이는 유도부라서 학교를 마음대로 들락거렸다. 형우에게도 지킴이 할아버지를 자신이 커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형우야, 뭐든지 먹고 천천히 가자."
"빨리 들어가야지?"
"아니, 내가 지킴이 할아버지를 막아줄게..."
마치 성진이는 자신이 무엇이라도 되는 것처럼 형우에게 말했다.
형우는 성진이의 말을 믿고 맛있게 컵라면과 소시지를 천천히 먹고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에 맞춰서 학교 안으로 당당히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벌점을 각오한 채 학교의 38선을 넘은 우리들의 행복한 점심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넘지 못할까? 38선을 두고 남과 북으로 갈라선 우리나라에서 북한에서 남쪽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행복을 찾아서 왔는가.
우리들의 중학교 시절의 점심시간은 마치 38선을 넘어서 행복을 찾아온 탈북민처럼 그 행복을 어떤 것에도 비교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창작소설 행복한 문구점 중에서
꿈실천가 SUN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