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애벌레 엄마 나비가 되다
실행
신고
라이킷
25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날 작가
Dec 04. 2023
의미 가치가 중요한 시대, 내 일의 의미를 찾았다.
창업 일기 1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예비 트랙에 선정되어 6개월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내가 6개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건 안 돼요.'였다. 어떻게 설명해도 이건 안 되는 일이었다.
'엄마'라는 타깃 자체가 너무 작고,
그녀들은 자신을 위해 '소비'하지 않고,
출산율만 봐도 이 시장은 가능성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내 아이템은 태생부터 망했다.
이제 막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여자에게,
사회생활을 못 해본 자격지심까지 있는 여자에게,
자꾸 너는
안 된다고 하니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약한 사람은 아닌데 매번 멘토링을 받고 나면 멘털이 산산조각 났다.
멘토링을 받으면서 계속 아이템을 수정했지만 그럼에도 '이 여자들 참 고집스럽다.' 싶게 타깃도 방향도 바뀌지 않았다. 내가 창업을 한 이유와 목적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게 아니라면 굳이 내가 창업이란 걸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깨지고도 같은 자리를 맴돌았던 이유다.
블라썸원을 시작하고 6개월.
엄마의 커리어 UP을 위한 넥스트 블루머,
노래하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씽잉미,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라이팅미.
세 가지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3번의 오프라인 행사, 온맘스테이지를 열었다.
마지막 온맘스테이지는 블라썸원에서 꿈을 꽃피운 엄마들을 위한 무대였다.
그녀들은 그날 입으로, 눈으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나 지금 정말 행복해요.'
'나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요.'
'나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녀들의 감격한 얼굴과 그녀들을 바라보는 아이와 남편의 표정에서 그동안의 고민이 무색해졌다. 누가 뭐래도 이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물론 멘토들의 조언은 옳았다.
1년을 고민했고, 6개월을 시도했다.
리더들에게,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남은 돈은 40만 원이었다. 미쳤다고 할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일을 해야 할까?
블라썸원은 그저 3040 여성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회사가 아니다. 그게 내가 여태 해왔고 잘하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를 그저 출판사나 콘텐츠 회사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한 엄마들의 문화가 가정을, 사회를
더 나아가 미래를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우리의 생각과 문화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성과는
우리의 수익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통해
꽃 피우는 엄마로부터 보인다.
엄마 한 사람, 한 사람이 피운 꽃이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을 때, 비로소 이 회사의 가치가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할 일은 각자의 개성대로 한 송이 한 송이 꽃 피도록 지금처럼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엄마로만 살다가
나만의 발자국을 남긴 지 4년.
유명해지고 싶은 걸까.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걸까.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대답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간을 거쳐,
이제야 비로소 내 길의 의미를 찾았다.
고통스럽지만 즐거운 발걸음을 계속해 볼까.
keyword
창업
의미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