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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데리다 Jan 22. 2020

나는 쇼핑하러 유기농 매장에 간다

나의 이야기


오래전부터 백화점에 가는 걸 참 좋아했다. 우울하다가도 백화점에 들어서는 순간 밝고 예쁜 조명에 우울함을 잊게 되었고 은은한 향의 향수와 화장품과 옷, 구두, 가방 그리고 액세서리들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많은 소비를 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것을 백화점에서 샀던 나였는데 이제는 백화점보다 유기농 매장이나 직거래 장터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하고 백화점에 들어설 때 느꼈던 감정 이상을 그곳에서 느낀다.


우리 땅에서 자란 유기농 과일


나를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물건보다 내 몸을 명품으로 만들어주는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는 즐거움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양손 가득 백화점 쇼핑백을 들었을 때보다 운동화를 신고 양손 가득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었을 때가 더 행복하다. 백화점에서 산 물건들을 집에 와서 입어보고 정리할 때보다 흙 묻은 채소들을 손질하고 씻고 정리할 때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가공식품이 없는 나의 장보기


식재료들이 내 생각과 손을 거쳐 예쁘고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또 얼마나 근사한지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가족과 맛있게 먹는 행복감은 이루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백화점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백화점에서 제일 먼저 들러 가장 오래 머무르고 재미있곳이 식품관이다.


옷과 어울리는 구두와 가방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요리하게 될 음식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채소의 색과 영양 계절과 유행을 생각하기보다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일과 채소를 생각하게 되었질병은 나를 정말 많이 변화시켰고 자연 치유의 기쁨도 느끼게 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많은 물건을 소유했던 나였다. 하지만 나는 매일 변화하고 있고 단순해지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이 참 감사하다. 그런 내가 참 좋다. 


혜화 마르쉐 장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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