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holm 스톡홀름에서 Abisko 아비스코로 오로라 보러 가기
스톡홀름도 겨울이었지만 우리는 더욱더 겨울로 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눈과 오로라였다.
눈이 한가득 쌓여있는 겨울로 떠나기 위해 밤기차를 타고 기차 침대칸에서 꼬박 밤을 지냈다.
깜깐한 밤이 지나고 새벽이 다가오며 빛이 새어들어오자 창밖으로는 눈과 눈에 쌓인 나무만 몇시간 내내 계속 되었다. 기차에서 잠을 자고 또 낮시간을 보내고 열일곱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서야 우리는 아비스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비스코에는 호스텔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있어서 그중에 가장 저렴해 보이는 곳으로 골라서 짐을 풀었다. 호스텔의 창밖으로는 눈쌓인 산과 근처 호스텔만 보였고 호스텔에서는 방한복과 부츠를 빌려줬다. 오로지 오로라를 위해서 온 곳이므로 근처 마트에가서 소세지와 빵을 사다 먹고 하루종일 산책을 했다.
스톡홀름에서도 바쁘지 않았지만 여기 아비스코에서는 더더욱 심심한 하루를 맞이했다.
하루종일 그냥 눈길을 걸었다. 마이너스 이십도까지 가는 추위였지만 방한복을 입으니까 괜찮았다.
첫날, 오로라 보기에 실패했다.
호스텔에 같이 묵는 사람들과 같이 기다리고, 오로라가 잘 보인다는 호숫가에도 가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기다렸지만 실패했다.
둘째날, 셋째날.. 그냥 깜깜한 밤이 이어지고 조용하고 심심한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이곳에서 우리는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고 점점 더 심심해지고 있는데,
오로라는 역시 쉬운게 아니었다.
그렇게 넷째, 다섯째날 저녁이 왔다.
매일 똑같은 메뉴로 밥을 먹고 쉬고 있는데, 호스텔의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오로라 아웃사이드!'
'오빠!!' 카메라 챙겨!! 밖으로 나가자.
재빨리 방한복을 챙겨입고 카메라를 챙겨 호스텔 앞으로 나가니 머리 위로 오로라가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었다.
남편은 평소에 좋은 것을 봐도 크게 흥분하지 않고, 나쁜것에도 크게 요동하지 않는 사람인데 그런 남편이 그렇게 흥분하고 좋아하고 신나하는 걸 결혼 사년만에 처음 보았다. 그리고 내 귀에 속사였다.
'살아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여행오길 잘했다.'
'나도 그래 여보. 함께 떠나와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