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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KS Jun 26. 2021

[경험] 전원을 잘 꺼야 잘 켤 수 있다!

<마인드 온앤오프-바디스캔>을 보고

전원을 잘 꺼야 잘 켤 수 있다!

- 명상 프로그램 <마인드 온앤오프-바디스캔>을 보고


영화관이 영화관답지 않아졌다. 코로나19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을 수도 없고, 자리를 붙여 앉을 수도 없다. 지난번에는 영화관에서 피크닉세트를 빌려주는 것까지 보았다. '밖으로 나가라는 영화관이라니...!' 하고 놀랐다.

어제 나는 영화관에서 명상을 하고 왔다. '몸과 마음에 쉼을 주어야 한다', '하루 중 온전한 나의 시간이 있었냐?'는 문구가 끌렸기 때문이다. 요즘 자도 자도 졸리다. 마치 매일 밤을 새워서 피로가 쌓인 느낌이었다. 전날 나는 9시부터 잤는데도 말이다. 불현듯  제대로 쉰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쉬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오전에 76석 남아 있던 자리는 프로그램 시작 10분 전까지 고작 두 자리가 나가 있었다. 내가 세 번째 고객이었다.

영화관에서 하는 불멍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들었는데, 명상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콘텐츠인가 싶었다.  인기와 관계없이 쉬러 온 것이었지만, 마이너한 취향이 아주 조금 신경 쓰이긴 했다.


사실 프로그램 자체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ASMR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온한 섬, 밤하늘, 구름, 오로라를 보여주었다. 평온한 말소리는 '숨쉬기'를 잊지 말라고 말했다. 묘한 점은, 참 클리셰적인 것들인데 그것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 조금은 괜찮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주 내내 잠에 취해 있던 시간에 나는 깨어 있었다. 그리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잠 한 숨 자지 않았는데 말이다. 프로그램에서 설명하던 나의 근본이 되는 '숨쉬기'를 한 것만으로도 정말 도움이 된 셈이다.





상영관에 불이 들어왔을 때, 나는 다시 한번 놀랐다. 120석의 좌석에 고객은 나 혼자였다. 시작할 때는 물론 2명이 더 있었는데. 뒤에서 직언이 나타나 문을 열어주었다. 일대일로 마주한 직원과 고객은 머쓱한 인사를 나누었다.






뻔한 프로그램인데 효과는 뻔하지 않다. 그래서 정말 '쉼'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꼭 명상을 권해주고 싶다. 큰 스크린에서 보는 명상은 유튜브로 하는 것보다 몰입감이 높기 때문이다. 바쁘디바쁜 현대 사회이지만, 다들 잘 살기 위해서 잘 쉬어보았으면 좋겠다. 방전은 여러모로 힘든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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