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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카보 Oct 17. 2023

혼돈으로 가득한 40대

20대 시절 노래방에 가면 가수 이승환의 '붉은 낙타'를 즐겨 불렀다.

가사 중에 '내 20대 혼돈과 질주로만 가득한......'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보다 오히려 40대가 된 지금이 더 혼돈스럽다. 내 한 몸만 신경 쓰면 되었던 20대 시절의 혼돈이라는 것은 지금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추억 정도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경우 40대가 되면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이들의 혼돈은 생각보다 깊다. 20대 시절 혼돈이 개인의 진로선택에서 왔다면, 40대 시절 혼돈은 생존의 문제에서 발생된다.


먼저 직장에서 희망퇴직의 대상이 된다. 희망퇴직이란 회사에서 일반적인 퇴직 시에 비해 퇴직 시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을 높이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희망하는 직원들의 퇴직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45세 이상이 되어야 희망퇴직의 대상이 되었는데, 최근 들어 40대 초반까지도 그 대상이 확대되었다. 순수히 희망하는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희망퇴직도 회사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정하고 시행한다. 희망퇴직을 주관하는 HR에서 경영자에게 이번에 OO명이 희망퇴직할 경우, 제원은 OO원이 소요되고, 장기적으로 OO원을 절감 할 수 있거나, 또는 그 밖의 정성적인 효과가 있다는 보고를 해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목표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희망한 직원의 숫자가 목표치 보다 크게 낮을 경우, 대상이 되는 직원들은 여러 유형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이 큰 압박이건, 작은 압박이건 혹은  자신이던 동료이던 40대 들이 느끼게 되는 직장 내 위협이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생존을 두고 여러 가지 혼돈이 발생한다. 먼저 부양가족들이 늘어나며, 부양가족들의 미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녀들이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이 급속도로 늘어난다. 아이가 적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적합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 다방면으로 검토해 보면서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 또한 아이들도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벤트들이 많이 생기며 필요시 함께 그 이벤트들을 고민해야 한다. 자녀들 뿐 아니라 부모님들의 미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40대가 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정년퇴직을 하시게 된다. 그리고 육칠십 년간 사용한 몸도 여기저기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긴다. 공허한 마음을 위로하며, 평안한 여생을 위해 자녀들이 함께 고민하고 도와야 한다. 소위 말해 내 몸뚱이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시대임을 고려하면, 지금 40대 시절은 혼돈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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