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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부정적이라 오해받는 개념들에 대하여

크리스타 K 토마슨 『악마와 함께 춤을』

by 책 읽는 호랭이

좋은 삶과 나쁜 감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감정이 제기하는 '실천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다



부제목 '시기, 질투, 분노는 어떻게 삶의 거름이 되는가'를 잘 들여다보면, 핵심은 시기, 질투, 분노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하는 것보다는 결국 그 개념이 개인의 삶 속에 어떻게 거름이 되어가는 주체적 과정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적이고 그른 개념으로 보편적으로 일컬어지는 이것들을 삶의 거름으로써, 즉 이로운 것으로 어떻게 체화시킬 것이냐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개념은 죄가 없다. 시기, 질투, 분노는 인간 없이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만 있을 뿐이다. 다만, 인간의 어리석고 나쁜 행위들의 근간에 그 개념들이 활용되기 때문에 배척해야 할 무엇으로 인식돼 버린 것이다. 결국 어떻게 삶의 거름으로 만드는가는 구체적 방법론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 방법론을 시행하는 인간의 태도에 결정된다.



시기하지 않는 자, 질투하지 않는 자, 분노하지 않는 자가 시기하는 자, 질투하는 자, 분노하는 자보다 더 올바르고 훌륭한 존재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인간의 감정에 관여하는 이 개념들은 억누르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함은 주지의 사실 아닌가. '적당한 시기, 적당한 질투, 적당한 분노는 삶의 거름이 된다.' 부제의 물음에 대한 답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도발적인 제목에 이끌려 구매한 책인데, 내용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깊지 않아서 다소간 실망감이 좀 있었다. 난 시기, 질투, 분노 같은 개념들의 뿌리까지 접근해 개념 자체를 파고들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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