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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와주시는 분들이 새삼,소중하다는 생각

이혼전문변호사,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

이혼상담을 13년째 하고 있습니다.

처음 사법연수원 수료하고 가족법 전문변호사가 되겠다고 열정을 갖고 일하던 초년차 시절엔 피곤한줄도 모르고 너무 재미있게 일했었는데,

여러가지 사건과 일을 처리해 내면서 저도 조금 지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최근에 상담을 와주시는 분들이 새삼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상담자들로 인해서 내가 더 많이 고민할 수있고, 그 고민이 나를 더욱 더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기 때문이죠.


저는 이혼상담이 하루에 상담이 8개/9개 이어지는 날도 있고, 1~2개의 상담뿐이거나 아예 없는 날도 있습니다. 

상담이 없으면 없는대로 여러가지 사건처리들과 법인운영과 관련한 여러 행정업무로 바쁘지만, 

그래도 상담을 하는 그 순간이 제가 가장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이 투입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곤란하고, 너무 힘들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혼전문변호사 상담을 왔는데,

저와 상담을 하면서 눈물을 펑펑흘리거나, 궁금한점을 줄줄줄 물어보시고 속시원함을 얻는 분들을 보면 희열이 있습니다. 

물론 한번의 상담으로 문제가 근본적으로는 해결되지 않지만,

한사람의 길고긴 결혼생활전반을(가끔은 인생전부를 듣기도 합니다)듣고 이야기 나누다보면,

의뢰인들의 인생을 통해 제가 배우고 깨닫는 점도참 많습니다.


아, 부부사이에서, 부모자식사이에서 저런말이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결혼할때 자녀에게 재산을 많이 해주는것이 부부불화의 근원이 될 수있겠구나,

사춘기 자녀들은 저정도까지 방황할 수 있구나, 

부모의 외도를 자녀들은 이렇게 받아들이는 구나 등등

이론적으로만 알았거나, 한쪽 입장만 대충 생각했던 여러가지 문제들의 양면을 적나라하게 보게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혼전문변호사인제가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이 바로 소중한 의뢰인들과의 상담시간이라는 사실.

새삼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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