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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한스푼 #1

소수, 자연수의 뼈대를 이루다.

by Scoop

대중들에게 '수'라고 말하면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이 자연수일 겁니다. 인류가 '수'라는 것을 추상화시킨 이유도 양을 나타내기 위함이었고, 그 시작이 자연수였으니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입니다. 첫 스푼에 이 자연수를 담아드리고 싶지만 그건 생활 속에서 이미 잘 소화시켰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이 자연수의 뼈대 역할을 하는 '소수' 한스푼 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섭취하려는 수학에서 그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나더라도 참고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벽돌집의 기본 요소는 벽돌이고, 퍼즐 조각들이 모여 퍼즐 전체가 완성됩니다. 1부터 무한히 뻗어가는 자연수의 뼈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요? 적어도 소수에 이런 수식어가 붙으려면 어떠한 자연수든지 소수를 뼈대로 완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그 주인공 '소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읽다가 잠시 현기증이 나겠지만 통증은 잠시, 뇌는 배부를 수 있길 바랍니다.




1,2,3,4,.. 우리가 잘 아는 자연수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자연수의 최소원 1과 소수, 그리고 합성수입니다. 소수(素數)를 한자어로 풀어보면, '바탕이 되는 수'입니다. 영어로도 'prime number, 기본적인 수'라고 해석되는 걸 보면 수의 바탕, 기본이 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수학적으로는 '1보다 큰 자연수 중에 약수가 1과 자기자신 뿐인 수'를 의미합니다. 예를들어 4는 약수가 1, 2, 4 이기 때문에 소수가 아니고, 7은 약수가 1과 자기자신뿐이므로 소수의 범주에 속합니다. 어째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시는 분들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잊고 살았던 소수에 대해 느낌이 좀 오시나요?




자, 이제 spoon point입니다. 소수가 왜 자연수의 뼈대가 되는지 알아보죠. 곱셈의 관점에서 1을 제외한 모든 자연수는 단 하나의 방법의 소수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떠한 자연수를 데려오더라도 그 수를 딱 한 가지 방법의 소수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거지요. 무작위 수를 가져와 볼까요? 예를들어 328이라는 자연수가 있다고 했을 때, 이 수는 2x2x2x41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다른 소수의 곱으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수론에서 등장하는 소수이면서 인수(=약수)인 수로 자연수를 분해하는 '소인수 분해'의 유일성입니다. 소수는 이렇게 어떤 자연수에게도 유일한 뼈대 양식을 제공합니다. 이게 바로 '소수'를 기본이고, 바탕이 되는 수라고 지칭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 수학 첫 단원인 '소인수분해'에서 소수를 처음 접합니다. 저는 소수가 100=2x2x5x5와 같이 자연수의 유일한 뼈대 양식을 제공하는 것에서 곱셈을 '본드', 소수를 '장난감 조각'으로 설명합니다. 완성된 장난감(자연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장난감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조각(소수)의 고유한 연결을 확인할 수 있음을 인지시켜줍니다. 그래서 우린 자연수를 탐구할 때 합성수보다는 소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소수로 수를 분해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우리 아이들은 문제 풀이를 위해 소수의 뜻을 암기하고, 자연수를 소수와 합성수로 분류하는 것은 잘하지만 왜소수가 '소수(素數)(prime number)'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모든게 처음인 중학교 1학년 1단원에서 배워야 하는지를 잘 모른답니다. 과거의 우리도 비슷하지 않았었나요? 오늘의 소수 한 스푼이 독자분들과 우리 아이들에게도 영양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며, '소수'에 담긴 두가지 재밌는 '썰?'을 소개하겠습니다. 매번 수학 내용만 다루면 너무 지루하니까요.


1. 새콤달콤한 소주

소주를 소주잔에 가득 채우면 7잔이 나온다는 것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7이라는 숫자가 소수인데요. 이렇게 7잔이 나오게 되면 혼술이 아닌 이상 정확히 7명으로 구성된 모임을 제외하고 소주를 돌아가며 채워주다보면 자연스레 소주의 양이 부족해지고, 결국 소주를 더 주문하게 되어 판매를 촉진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7이라는 숫자는 7말고는 다른 자연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새콤달콤이라는 카라멜 과자도 한 줄에 7개가 들어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 속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썰'일 뿐입니다. 소주를 항상 가득채워먹는 모임도 없을 뿐더러 소주의 경우 7잔이 나오는 것이 소주의 양 때문인지, 소주 잔의 용량 때문인지도 모르잖아요.


2. 선수들의 백넘버

손흥민 선수의 7, 박지성 선수의 13, 마이클 조던의 23, 박찬호 선수의 61. 선수들의 백넘버에 소수의 의미를 붙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소수의 담긴 prime이라는 또다른 사전적 의미에는 '최고의, 뛰어난, 선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 있습니다. 이처럼 그 팀에 가장 주축이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서 유명한 선수들의 백넘버에는 소수가 많다는 것이 이 이야기입니다. 어때요, 조금 일리가 있지 않나요? 물론 이외의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의 백넘버 중에는 합성수인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이 이야기도 소수를 설명할 때 함께 이야기해주면 즐거울 만한 '썰'정도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소수는 현재 그 구조와 배열을 일반화 할 수 없고, 더이상 작은 단위의 자연수로 분해될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암호학을 포함하여 여러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수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한 소수의 의미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며, 단지 '1과 자기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수'라는 도구적 이해와 문제 풀이의 기술로 전락해버린 우리 아이들의 개념 속에 한 스푼을 나눠주어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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