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방학 중에 너무 노는 것만 같아서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서 하는 수업을 신청했다.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센터라서 간 김에 여러 개를 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드론교실와 영어동화 수업을 신청했다.
은호는 드론 교실은 신나게 들어갔는데 영어수업은 들어가기 싫다고 몸을 배배 꼰다.
점심 먹고 센터로 돌아오는 길 내내 '영어 수업은 안 가고 싶다'더니 기어코 눈물을 보인다.
커다란 눈에 물기가 차오르더니 또르르 눈물이 아이의 볼을 타고 흐른다.
유치원에서 영어수업을 하는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아이인데.. 도대체 왜 그럴까? 궁금한 마음에 아이와 계속 대화를 나눈다.
‘은호야, 해나 티처랑 수업할 때 엄청 재밌어했잖아~ 영어 하는 거 재밌다며?’
‘여기에도 해나 티처가 있어?’
‘아니, 여기는 다른 선생님이지’
‘남자야?’
앗차..
전학서류를 내기 위해 방문했던 초등학교에서 만난 외국인 남자 선생님 앞에서 긴장하던 은호 얼굴이 떠올랐다.
‘은호야 여기 영어선생님은 우리나라 여자 선생님이야. 원어민 선생님일까 봐 걱정됐어?’
낯선 선생님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컸구나
'영어수업 가기 싫다'라는 아이의 말속에 숨겨져있던 마음을 알아차리고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눈물이 그치면 들어가겠다던 아이는 그 뒤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내 옆에 꼭 붙어있다가 수업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서야 들어갔다. 영어 수업 들어가기 싫다며 내 치맛자락을 붙잡던 아이의 손 끝에, 꾹 참다가 흘러내리는 아이의 눈물에 고여있던 두려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예민한 성향의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험치가 쌓이니 둘째 아이는 이전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나에게 공감이란 아이의 손 끝과 눈빛으로 알아차리는 마음이다.
나는 공감을 위한 여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