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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 Apr 11. 2024

웹소설스러운 글(1)

타고난 장르 선택

드라마 대본을 배워보려고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 다녔다. 대본을 배우러 온 사람들의 글은 천차만별이다.


웹소설만 쓰다가, 웹소설만 보다가, 웹소설 관련 종사자들만 만나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내가 정말 현실에서 살고 있는 기분도 들기도 했다.

단 한 번도 내 천직이 웹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 느꼈다.


웹소설이 내게는 천직이었구나. 나는 나에게 맞는 제대로 된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그리고 나는 이 길 외에 다른 길은 걷지 못하겠구나.

싶기도 했다.

이번에는 주제가 주어졌다. 주제에 맞게 생각하는데도, 내 머릿속에는 역사적인 느낌 가득한 동양풍 로판 아니면 어쨌든 신비로운 존재가 하나 나타나야 했다.
그래서 솔로몬의 72위 악마 중에 괜찮은 놈이 있나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회귀, 빙의, 환생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세계에 없는 능력을 쓰려면 회빙환은 당연한 설정일 수밖에 없다. 생각이 그 외에 다른 방향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의 대본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난 정말 웹소설만 써야겠구나. 난 웹소설 작가구나.

왜 각종 범죄(?)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여러 이야기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왜 한 인물이 고심하고 깊게 고뇌하는 모습을 쓰지 못할까. 철학보다는 왜 재미가 더 끌릴까.


여러 글들을 보며 나는 내가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천직을 찾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와중에 이 사람은 웹소설을 써야 한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역시나 회귀를 다루었고,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담겨 있었다. 다만 이런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글을 배우는 곳에서 생각보다 없는 웹소설스러운 글을 쓸 수 있는, 내가 가진 재능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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