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자
이번편은 고양이에게 과연 생선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사료를 먹이는게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한 논쟁이다. 기본적으로 고양이는 완전 육식동물 (Obligate carnivore)이다. 이 말인 즉슨 고양이는 동물에서 유래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다라는 말이 있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고 먹어도 괜찮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일조하는 속담인데 사실 이건 틀린 말이다. 어촌 주변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먹을게 없다보니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생선들을 집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유래한 말이라 생각한다.
서양의 경우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이미지는 비교적 최근 1970~80년대 일부 사료회사들의 광고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에도시대부터 연어나 참치를 잡아서 가공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이 먹고 남은 부분들을 고양이들이 와서 먹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문화가 발전해서 현재 일본의 고양이 사료를 생선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나오는 캔사료나 츄르와 같은 간식 제품들을 보면 생선으로 만든 제품들이 상당히 많다. 일본의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포장방법 그리고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얻고는 있지만 영양학적으로 보았을 때 바람직한 급여 방법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생선은 연어나 참치이고 이외에도 잉어, 청어, 정어리 등 6가지 종류의 등푸른 생선과 흰살생선이 고양이 사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생선자체로는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적절하지 않은 급여지만, 특히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진 등푸른 생선이 오히려 흰살 생선보다 고양이에게 좋지 않다. 등푸른 생선이 오메가3, 오메가 6가 많아도 흰살생선보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항산화제인 비타민 E가 적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유는 세번째에 설명을 해놨다.
자, 그럼 생선급여에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하나하나씩 짚어가보자.
첫번째, 고양이들이 과연 생선을 정말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다.
내가 아래에 제시한 세가지 근거는 고양이과 동물들이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일단 호랑이나 표범, 퓨마가 생선을 먹는 적을 본적이 있는가?
1. 1966년 크리스틴 노웰과 피터잭슨이라는 사람이 야생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관찰했다. 그들의 결론은 모든 고양이가 동물을 사냥해서 먹는다는 사실이었다. 오직 한 종류의 고양이만 생선을 사냥했지만 이 종도 동물을 주식으로 먹고 있었다.
2. 생선으로 된 사료를 급여한 고양이들에게 세번의 연속 혈액검사 결과를 한결과 모두 결과가 들쑥날쑥 하게 나왔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고양이의 항상성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3. 등푸른 생선의 경우 오메가 오일이 고양이들의 후각을 자극해서 한번 맛 보게 되면 다른 음식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말인데 이는 고양이 각각의 취향과 입맛 문제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비타민 B1 (Thiamine): 티아민) 결핍
다른 생선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청어와 잉어만을 급여한 고양이는 비타민 B1 부족에 걸리기 쉽상이다. 2주만 이렇게 급여해도 고양이는 몸무게가 서서히 들고 갑자기 식욕이 줄어든다. 이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배를 굽히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신경증상을 보인다. 이 두종류의 생선에는 Thiaminase라는 효소가 들어있어서 비타민 B1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B1 주사제로 증상은 간단하게 호전될 수 있다. 아래는 대표적인 티아민 결핍증상인 머리떨굼 (head drop) 자세이다.
세번째. 비타민E부족으로 지방조직증 (Steatitis)이 생긴다
비타민E는 지방이 산화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반려동물 사료에 들어있는 지방의 산화를 막기 위해서 과거에는 합성 물질 5가지를 사용했다. 내 네이버 블로그글에서 다룬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hyeokhokwon/221387265823)
요즘은 향상된 소비자 수준에 맞춰서 덜 해롭다고 알려진 Tocopherol이라는 비타민E 합성물질을 사용해서 반려동물 사료에 포함된 지방산화를 방지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여기 사용되는 Tocopherol이 어디서 오는지도 의문이다. 대부분 합성 비타민들은 중국공장에서 만들어지는데 2007년 사료파동때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영양소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생선에는 비타민E가 부족히기 때문에 (특히 등푸른 생선에서) 고양이 지방이 산화되어서 염증이 생기는걸 예방하지 못한다. 이 때 생기는 지방의 염증을 지방조직증 (Steatitis)라고 하고 이 증상이 전신적으로 진행되면 황색지방증 (Pansteatitis) 이라고 부른다.
한 연구는 구운 정어리만 급여한 새끼 고양이에게 지방조직증이라는 증상이 2주만에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털이 푸석해지고 빠지기 시작하며 피부에 각질이 일어나고, 식욕이 사라지고 열이 나며, 움직이지를 않는다. 다음에는 피부에 물컹한 응어리가 지기 시작한다.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고양이는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 이는 불포화 지방산이 오메가3와 비타민e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네번째, 중금속 중독이다. 특히 수은이 문제가 된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간에 중금속은 분해가 되지 않고 해양으로 흘러 들어가 먹이사슬이 올라갈수록 더 농축 되어서 결과적으로 우리 식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는 고양이에도 같이 적용된다.
보통 고양이 사료에 들어있는 수은농도는 0.001-2.5ppm (mg/kg dry matter) 인데 생선을 기반으로한 습식사료에 가장 높은 농도의 수은이 들어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은은 메틸화수은 (methymercury)라는 신경독소의 형태로 저장이 되어 있다. 중금속 문제가 위험성을 감지하게 힘든 게 결과가 장기적으로 걸쳐 서서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메틸화수은을 1.2ppm으로 2년동안 지속적으로 섭취했을 때는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농도를 2.7ppm으로 올렸을 때 60주뒤에 운동실조 (ataxia)가 나타났다고 한다.
일본에서 몇십년전에 나타났던 미나마타병이 대표적인 수은중독의 결과이다.
아래 동영상은 미나마타병이 일어나고 과학자들이 고양이를 대상으로 동물시험을 해서 수은중독현상을 실험한 동영상이다.
다섯번째, 참치나 연어사료만을 먹일경우 비타민K 결핍증에 걸리게 된다.
비타민 K는 지혈작용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작용을 하는 비타민중에 하나이다. 1996년에 연구결과에 따르면 참치와 연어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사료를 먹인 암수고양이들이 갑자기 죽었는데 부검을 해보니 간과 소장에 출혈이 가득했다고 한다.
https://www.ncbi.nlm.nih.gov/pubmed/8840252
여섯번째, 타우린 (Taurine)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1편에서 고양이가 생성할 수 없어서 반드시 섭취해야하는 11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타우린이다. 고양이에게 타우린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타우린은 동물로부터 유래한 단백질에서만 섭취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생선을 먹여도 타우린 결핍이 일어나게 되고 타우린결핍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여러가지 질병을 발생시킨다. 특히 확장성심근증은 굉장히 유명한 타우린 결핍 증상중에 하나이다. 아래 동영상은 타우립 결핍 고양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나오는 동영상이다.
일곱번째, 생선은 음식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아직 한국은 케이스가 잘 보고 되어 있지 않은데 미국의 경우 생선 사료를 먹였다가 피부를 미친듯이 긁기 시작하면서 피가나고 털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후기를 남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움직임이 급겹하게 줄어들고 식욕도 줄어든다. 고양이에게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면 주로 긁는 곳은 두가지다. 음식 알러지의 경우는 목 주위나 귀 앞쪽을 많이 긁는다.
생선은 고양이에서 큰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기로 유명하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56마리의 고양이들 중에서 13마리 (23%) 의 고양이가 생선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는 소고기와 유제품 (2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다른 보고서는 고양이에서 음식 알러지는 0.05%정도를 차지하는데 이 중 생선사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략 15%정도라고 한다.
여덟번째, 생선에 풍부한 EPA (eicosapentaenoic acid)라는 성분이 과연 고양이의 함염증 효과에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EPA는 염증을 줄여주는 물질로 우유광고에서 선전을 많이 했던 DHA랑 비슷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85599&cid=40942&categoryId=32315
하지만 어유에 들어가 있는 EPA 성분이 고양이 염증성 각화증이나, 퇴행성 골관절염 혹은 만성신부전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실하게 증명이 된적이 없다. 그냥 이런 물질이 효과가 좋을테니 많이 먹여봐라 정도이다.
아홉번째, 여기서부터는 좀 근거가 약하지만 요오드 (Iodide)가 갑상선항진증 (Hyperthyroidism) 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다 자란 성묘에서 2년동안 0.2ppm의 요오드를 급여했을 때 요오드 부족현상이 일어나지 않았고 반대로 21ppm으로 5달동안 급여했을때 요오드 독성 효과도 관찰되지 않았다. 고양이의 요오드의 상한 섭취량은 1.4ppm 로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고양이 사료들은 0.2부터 155ppm까지 다양한 요오드 농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습식사료는 대부분 6.3ppm 이상의 요오드 농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바다물고기로 만든 사료들은 그중에 요오드 함량이 월등히 높았다. 많은 연구결과는 한끼식사의 50%이상을 습식사료로 주게되면 갑상선항진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요오드 과량섭취와 관계가 있다는 신뢰성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기 떄문에 우리나라 사람이나 일본사람들이 요오드 함량이 높은 미역국이나 해조류를 먹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사람 연구 결과가 있다.
열번째, 유기브롬화물 (Organobromides)로 이것도 갑상선 항진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 화학물질에 붙어있는 메톡실 폴리브롬화 비페닐 에스테르 (Methoxylated, polyborminated diphenyl esters: MePBDEs, 몰라도 된다) 화학물이 갑상샘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양이 습식사료에는 건사료보다 20배나 많은 이 화학물질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화학물질은 내연제로도 사용되는데 일부 바다 생물들은 자연적으로 이 물질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결론은 고양이에게 오직 생선사료만을 급여하는 건 좋지 않다. 주식 사료로 동물에서 유래한 단백질을 급여하고 추가 영양이나 간식을 공급하기 위해 생선사료를 추가 급여하거나 어유(fish oii)을 추가하는 것이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신체적 특징을 존중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Reference
https://www.petmd.com/cat/conditions/cardiovascular/c_ct_taurine_defici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