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0.롤모델이란…그 사람의 시간에 올라타는 일이다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by 최우형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주 고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수많은 컨퍼런스를 찾아다녔습니다.

당시 가장 말을 잘하던 발표자를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말투, 호흡, 제스처…

심지어는 말끝에 붙는 쓸데없는 버릇까지 따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그만큼 간절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제 스피치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이 붙자, 불필요한 부분들을 하나씩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던 겁니다.


모방은 시작일 뿐, 결국 자신만의 방식이 필요하다


좋은 롤모델을 만나는 건 그 사람이 수년간 쌓아온 시행착오와 통찰을 단숨에 압축해서 배우는 일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흉내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그 자체가 귀한 훈련이고, 열정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다음은 내 몫입니다.

언어와 행동, 생각과 리듬까지… 모든 것을 내 경험과 호흡으로 정제해 가야만 진짜 내 것이 됩니다.


롤모델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선이고 방향입니다.


세월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롤 모델은 목적지가 아니라 , 그 사람의 방향성이 되어야 합니다.


롤모델은 나보다 앞선 사람만은 아니다


때론,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서 배울 때도 있습니다.

나보다 경험이 적거나, 나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에게서 기존의 인사이트를 흔드는 통찰을 얻기도 합니다.

나이와 직급, 업력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가 롤모델의 기준이 되는 순간도 많습니다.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며, 나만의 길을 찾는다


그 사람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때로는 누군가를 따라 하며, 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나는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롤모델은 단지 ‘닮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방향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49. “왜 퇴사하셨어요?”. 흔하지만 불편한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