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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Jan 03. 2024

갈등 없는 조직

갈등이 없는 회사가 과연 좋은 곳일까?

[본 아티클은 가인지 캠퍼스의 지원을 받아 '갈등 없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단 한 가지 방법'을 리뷰한 글입니다]


지금 도 이 순간에는 크고 작은 이슈와 갈등들이 끊이지 않는다. 리더와 구성원 간, 선배와 후배 사이, 거래처 등 우리의 회사생활은 이 갈등들을 언제나 수반한다. 그중 가장 보편적이고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이슈는 가장 오랜 시간 그리고 현재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젠더 갈등이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와 같이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남자의 군대 vs 여자는 출산 문제부터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범죄자나, 모든 여성을 선의의 피해자로 프레임을 씌우는 언론, 커뮤니티의 갈등도 이에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어찌 되었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역사는 남성 우월주의에 오랜 기간 노출되어 왔고, 시대를 거듭하며 이를 개선해 왔다.


한국리서치 21년 자료에 따르면 보편적으로 특정 성별에 편향된 사회까지라고는 볼 수 없지만, 남성은 여성이. 반대로 여성은 남성이 살기 좋은 사회라고 대체로 답했다. 젠더 집단을 중심으로 서로를 가해자로, 스스로를 피해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만 봐도 젠더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활화산과 같다. 이와 같은 남녀 갈등과 차별은 조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스스로 차별받는다고 지각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높을수록 우선 개인이 인식하는 조직 공정성은 저하된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 몰입을 감소시킨다. 그렇기에 이윤을 최우선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도 이와 같은 갈등 관리는 성과주의 측면에서 챙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본질적인 질문이 있다. 과연 갈등이 없는 조직은 좋은 조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분명하게 아니다. 갈등은 개인의 정서나 동기가 다른 정서나 동기와 모순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타자(타인)와 닮은 면도 많지만, 서로 다른 점이 훨씬 많다. 이때 서로의 다름, 차이야 말로 타자(타인)의 본질이며, 내가 알지 못하는 이 이질적인 무언가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는 타자와 공존하는 바로 그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 심지어 피를 나눈 형제, 부모와 자식 간에도 말이다. 결국 주체(개인)에게 갈등이 없다는 것은 혼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회사는 함께 일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갈등이 적정 수준일 때에는 순기능적으로 생존능력이 제고된다. 적절한 긴장감 속에서 자기비판적 인식으로 통해 서로를 개선하거나 쇄신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갈등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분열과 무질서, 비협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갈등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시스템이다. 크고 작은 갈등을 숨기거나 없애는 게 아니라 이를 표면화하고, 공식화하여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크게는 조직의 가치, 일하는 방식부터 개별 리더십과 평가까지 고르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갈등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은닉할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 사실 아무리 심각해 보이는 갈등도 조기에 치료가 가능한 병들이 대부분이다. 타자와의 차이와 갈등 그 자체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조직문화와 투명한 프로세스 구축은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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