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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혜 Dec 31. 2020

익숙하면서도 낯선, 책과 나의 역사

올해의 책 소개하려다 프리퀄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2020년, 올해는, 사실 올해 하반기에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나의 평생 처음으로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독하시는 분들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일반인(?) 기준… 올해 25권! 하지만 8월 말부터 4개월간 21권이니 거의 한 달에 다섯 권씩!! 물론 몇 시간 만에 읽을 수 있는 짧은 에세이들도 네 권 정도 있지만 평소에 벼르고 안 읽었던 책들도 많아서 너무 뿌듯해서 글을 꼭 쓰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여태까지 읽은 책을 다 합친 것보다 올해 읽은 책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건 사실 여태까지 내가 책을 얼마나 안 읽었나 하는 반증이긴 하지만..


*과 **과 ***과 ****표시는 추천 정도로, 별이 많을수록 추천 강도가 올라감! 작품성과 책을 읽을 당시의 기준과 상관없이, 오롯이 "현재" 내가 남들에게 권하고 싶은 정도! 기억이 안나면 안타깝게도 별이 없음..


청소년 시절


어렸을 때 (초등학생-중학생 때?)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고 하는데 기억이 잘 안 나고 몇몇 작가의 책들을 좋아했던 기억은 난다. 사실 책 보다 만화책을 더 많이 읽었겠지만 (동생과 함께 만화책을 빌리러 가던 길들, 만화책방의 위치 등이 생각난다) 책을 좋아했었다고 엄마 아빠가 얘기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 추리소설과 판타지 소설을 주로 읽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건 오히려 중학교 때 더 읽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 초등학교 때(!) 책 읽고 글 쓰고 하는 학원 같은 곳을 다녔었는데 꽤 좋아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고 거기서 20세기 초의 한국 단편 문학선들을 정말 많이 읽었다. 장편은 별로 읽은 기억이 없지만, 어쨌든 한국 문학 그때 읽고 교과서에 나온 지문 외에는 거의 하나도 안 보고 있다가 올해 정세랑 작가님 책으로 다시 돌아(?) 왔다. 그 사이에 100년 정도의 기간이 있네. 그 100년 사이의 한국 소설들은 많이 보지 않았다. 아, 판타지 소설 빼고. 사실 그 판타지 소설도 한 작가의 작품만 보긴 했다.


내가 어린이 청소년일 때 자의로 찾아본 책들 중에는,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추천해 준 사람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열심히 읽은 기억은 있다. 마지막으로 읽은 지 10년도 넘었지만 지금 언뜻 생각나는 것들만 고려해봐도 참 제국주의적인 시각이 미화된 면이 강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중학생이 이런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얘는 책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 걸지도. 그런데 심지어 지금 찾아보니 소설도 아니고 역사서 같이 보이는 <로마인 이야기>에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도 많았다고 하니 충격이고 조금 화가 나기도 한다.


<로마인 이야기>를 가장 먼저 읽기 시작했고 가장 나중까지 읽었을 텐데 언젠가부턴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가 언젠지 모르겠음) 매년 하나씩 출간될 때마다 기다려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 사이엔 작가의 다른 책들을 보고. 아마도 로마제국이 하락세로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안 읽었던 것 같은데 내가 망해가는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뒤에 해리포터 시리즈 참조). 확실한 건 2007년에 나왔다는 15권은 안 읽었고, 14권은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외의 번역된 시오노 나나미 책은 비소설 소설 가릴 것 없이 빠짐없이 전부 다 읽었고, 특히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좋아했는데, 아마도 시오노 나나미가 나의 세계관을 형성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약간 섬뜩하기도 하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관? 다행히도 책으로 세워진 나의 이런 세계관은 다른 책들로 인해 전환점을 맞으니 그것도 아이러니한 걸까 아니면 당연한 걸까.  


앞서 언급한 판타지 소설은, 이영도 작가의 책들을 열심히 읽었다. 첫 책인 <드래곤 라자>**가 1998년에 나왔다고 하네. 왠지 쓰기 조금 망설여지는 제목이지만 여러분 정말 재밌답니다. 매 장편 시리즈마다 달라지는 세계관이 신기했다. 지금 읽으면 어떨까. 여러 번 읽은 책들도 있는데. 지금 봐도 흥미롭지 않을까. 지금 위키에서 목록을 보니 장편은 다 읽었네 다 읽었어!! 아 마지막 <그림자 자국>은 안 읽은 것 같고, 2008년 양장본용 출간 기념으로 새로 쓴 외전도 있다고 하니 그건 확실히 안 읽었겠다. 전자책도 있을까. 아 안돼 시작하면 또.. 웹툰처럼 끝도 없이 보게 될 것이니 아예 알아보지도 말아야지.


<해리포터>** 시리즈도 처음엔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죽어나가면서 읽기를 중단했다. 2003년에 나온 불사조 기사단까지 읽은 듯? 시리우스를 죽이다니 (스포인가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라는 마음이었던 듯. 그다음엔 아이들도 죽어나간다며... 물론 마지막엔 해피엔딩(?)이라고 하고 내용은 대충 알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것은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보다 더 궁금한 건, 내가 이 시리즈를 1997년에 1권이 나왔을 때부터 읽었을까 아니었을까.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그 이후에 반지의 제왕 영화도 나오면서 <반지의 제왕>** 책도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안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위에 언급한 책들을 고등학교 때도 읽었는지 중학교 때 주로 읽었는지 어떤지 기억이 안 나지만 고등학교 때 학교에까지 가져와서 열심히 읽었던 책이라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전집***이 있다. 이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다른 친구들과 서로 빌려 보기도 했었고 조금씩 사 모으기도 했고, "나온 건 다 읽었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빨간 책등의 작은 책들.. 진짜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집에 하나도 없더라? 사놓고 읽지도 않은 책들, 별로였던 책들 다 집에 있는데 왜 그 소중한 책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누가 버려버렸나?? 진짜 명작들인데.. 어차피 유럽에 들고 오기도 쉽지 않았겠지만 정말 아쉽다.  아 그리고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온 지문 부분 외에는 고전, 문학, 철학, 인문학 이런 건 전혀 읽지 않았던 것 같다. 메마른 감성...


누구신지 모르지만 이 순간 정말 부러운 분. blog.aladin.co.kr의 카스피 님이라고 하네요.


대학생 시절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을 좋아해서 몇 권 읽었지만 대학 때였을 것 같다. 키친, 암리타, 티티새 등 여러 권 읽은 것 같은데 판타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나)로 가면 갈수록 흥미를 조금 잃었지만 <키친>***은 정말 좋아해서 종종 펴 보곤 했다. 엄청 옛날에 나온 책인데 이렇게 세련(?) 될 수 있나? 아직까지 장면들과 구절들도 있다. 구절 확인 좀 해보려는데 어째서 한국어본은 없고 읽지도 못하는 일본어 본만 유럽에 가지고 온 걸까. 그 외 다른 일본 소설들도 2000년대 초에 유행했었어서 (<냉정과 열정 사이> 라던지.. 제목 기억이 안 나서 "일본 소설 피렌체 두오모"라고 검색함) 좀 읽었던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은 확실히 읽은 것 같은데 다른 익숙한 제목들은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아 한국인과 전 세계가 사랑하는 일본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2008년 즈음 친구가 너무 좋다며 빌려준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를 읽었으나 진짜 아 너무 술술 단숨에 읽히고 재밌는데 너무 싫어!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때 조성된 편견을 바탕으로 여태껏 다른 작품은 읽지 않고 있다 (나는야 꽤 편협한 사람).  


대신 무라카미 류의 책들을 다 재밌게 봤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지금 목록을 보니 <코인로커 베이비스> <69 식스티 나인> 은 익숙하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도 제목은 익숙한데 줄거리가 익숙하지 않다.  에세이들도 읽었던 것 같은데.. 이상한 사람이네 하고 생각하면서 다 읽었던 흐릿한 기억이 있다. 주로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다는 기억과 함께. 집에는 확실히 한 권도 없더라.


학부는 공대를 다녔고 교양 수업은 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 외엔 딱히 챙겨 듣지 않았고 학회 같은 것도 하지 않아서 수업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은 거의 없었고, 위에 언급한 가벼운(?) 책들을 주로 읽었던 듯하다.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고전 같은 거 하나도 안 읽음. 다만 교양 수업 들으면서 <총 균 쇠>**를 읽고 리포트를 써야 해서 읽었는데 오! 신기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술술 읽고 신기해했던 것 같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이후에 이 얘기가 맞는지 어떤지 그런 류의 다른 책을 찾아본 것도 아닌, 인간사회와 자연에 큰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다 (리포트는 뭘 썼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술술 써지지 않았다는 것은 알겠다).


특히나 소설을 많이 보지 않았는데, 남의 인생에 관심이 없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소설을 안 읽어서 타인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가지 않았던 것일까. 문학작품을 읽는 게 공감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인쇄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게 되면서 인간의 공감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던데..... 지금 보면 정말 맞는 말 같다. 일단 얼마 보지 않은 한국 소설 중에 기억나는 건 김애란의 <비행운>** 과 <두근두근 내 인생>, 박완서 <그리움을 위하여>**,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정도? 소설가들의 소설은 안 읽고 에세이집을 더 읽은 것 같기도 하다 (김중혁 <뭐라도 되겠지>*,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등). 왠지 모르게 (한국) 소설 기피증이 있었는데... 올해 극복(?)했다. 그냥 좋아하는 작가를 못 찾았던 것뿐 아니었을까? 일단 한 작가만 읽는 편식으로 시작해보지만 다른 작가분들도 더 찾아봐야지.  


회사원 시절


우여곡절 끝에 졸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딱히 읽지 않았던 것 같은 회사 3년 차, 종종 들르던 동네 북카페 겸 문화공간에서 새로 시작하는 책모임에 얼떨결에 진행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책들을 그나마 조금씩 꾸준히 읽게 되었던 것 같은데. 집에서 꽤 가까운 서점이었지만 토요일 오전 10시 모임.. 쉽지는 않았다. 어쨌든 진행 자니까 책을 매번은 아니어도 많이 읽고 간 편이었고, 빠질 수 없었고,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그 책모임은 나의 인생을 바꾼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것 같은데 다음에 자세히 얘기해보자. 무슨 책을 읽었는지는 <생태도시 아바나>만 굉장히 명확하게 기억이 나고 나머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이 북클럽이 여러 시즌(?), 매 시즌마다 서너 개의 다른 주제의 모임이 있었는데 시즌 1에서 내가 진행하게 되어버린 모임은 "생태"가 주제였고 책은 기획자분이 이미 다 정해둔 상태였다. 옛 이메일을 뒤져 찾아보니 아마도 <생태도시 아바나>**, <동물을 먹는다는 것>, <식물의 정신세계>, <희망의 자연>을 읽은 모양이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인상 깊게 읽은 책이었고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기까지 하는데 여기 모임에서 읽었는지는 몰랐네. 채식을 하면서 채식 관련 책은 이것저것 꽤 읽었으니까 그냥 알아서 찾아 읽은 책 중에 하나인 줄 알았지.  


그러고 보니 나는 책을 읽고 채식을 시작했다. 영상이 아니고 글로 채식을 시작한 마지막 세대라고! 왠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 대체 왜? 책 외에도 블로그들을 읽으면서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무수한 블로그와 하나의 팟캐스트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접했지만, 확실한 계기가 된 것은 두 권의 책이다. <현미밥 채식> 그리고 <스키니 비치>**. 어떤 이유로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너무 분명하게 보이려나?  


회사에서 첫 휴가를 가면서 아 휴가니까 책을 읽어야지~ 하는 허영심(?)에 책을 샀고 (그만큼 평소에 책을 1도 안 읽었다는 뜻인가), 왜인지 모르게 그때 채식에 관심이 있어서 채식 관련 책 두 권을 사서 하나는 비행 전에 다 읽고 하나는 비행 중에 읽고, 비행기에서 내려서 LA공항에 마중 나온 친구에게 나 지금부터 비건이야 라고 얘기했다. 이 얘기도 언젠가.. 라지만 딱히 채식에 대해서 어떤 글을 써야 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다시 책모임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책벌 클럽이라 불린 그 책모임의 1기 모임 이후에 2기 3기도 참여를 했었나 모르겠다. 3기 책벌 클럽에 참가자로 참여 신청하는 메일을 보낸 것이 남아 있으나 여기 나온 그 어떤 책도 읽은 기억이 없다. 그러므로 결국에는 신청을 철회한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책모임을 안 한 것은 아니고 공간에서 진행하는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 처음 책벌 클럽 1기 사람들과 계속 모임을 지속해서.. 여러 책을 읽었다. 매주였는지 격주였는지 모이면서 각자 한 명씩 그 주의 담당자가 책을 선정하고 그날 토론을 진행하는 건데 그래서 나에게 있어선 학교 교육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큐레이션 해 주는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었던 첫 계기였던 것 같다. 그중에 제목도 내용도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기억나는 것은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누가 추천했는지도 기억난다. 그분 잘 살고 계실까.. 그 외에는 뭐 이런저런 책을 읽었을 텐데 잘 기억이 안 나. 아쉽다.

 

분명한 건 이 책 모임에서 <아티스트 웨이>*** 워크북 스핀오프가 생겼다는 것. 일상에서의 창조력을 키우는 책!으로 12주짜리 워크북인데 처음 책모임의 사람들과 알음알음 지인들 해서 두 번 했던 것 같고, 이 모임을 통해 나의 회사생활과 퇴사와 백수 생활을 함께 한 사람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다. 이 중 몇몇 사람들과 또 <신과 나눈 이야기>*** 책 모임을 했는데 그 친구들은 정말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는 친구들이다.  


아! 그리고 심지어 이 이후에 회사에서도 책모임을 했다. 그때 모집글을 굉장히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남겨둘걸 아쉽다. 지금 보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지도 모르니 남기지 않은 게 다행일까. 결혼, 출산, 부고 뉴스와 공지사항만 올라오던 인트라넷 대문의 공지사항에 아주 당당하게 "책모임"을 모집한다고, 점심시간에 책을 들고 OO공원을 가로질러 보고 싶은 분들을 모집한다고 쓴 기억이 난다 (회사 사무실들이 OO공원을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 있었다). 거기서 <연금술사>**를 다시 읽고 이마를 (무릎을?) 탁 쳤다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엄청 재미없었는데 이게 이런 뜻이었구나! 하고. 그렇다면 이 책을 그 전에도 읽었다는 뜻이겠지. 이걸 쓰다 보니까 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도 생각이 난다 (이 두 책의 상관관계는 알 수 없으나.. 역시 '손이 생각한다'라는 건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쓰다 보면 생각이 나고, 생각이 정리가 되고.. 생각을 정리하고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10년 지났으니 지금 또 연금술사를 읽으면 좀 다르겠지? 사실 프랑스어 본을 하나 사놨는데.. 아직 프랑스어 실력이..


위의 글은 현재의 내 기억 속에 남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주욱 쓴 내용이고, 다시 읽어보니 "그런 것 같다" "기억이 안 난다" 이런 내용이 많네. 그래서 기억의 구멍을 메꿔보고자 옛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2010년의 책"이라는 글이 있다. 아 왠지 금광을 발견한 기분이다. 아니 그보단 잊어버린 내 뇌(라기보단 기억)의 일부분을 찾은 기분? 그 외에도 2012-2014년 사이에 쓴 책 리뷰도 14개나 있고!! 재밌는 게 이 글의 가장 앞에 쓴 것처럼 "2010년의 책" 글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읽은 책이 엄청 적을 거라며 (아마도 10권도 안 될 것 같다고) 아쉬워하고 있는데 10년 주기로 이런 글을 쓰게 되는 건 아니겠지.. 2010년은 그나마 나은 편인데 다음 해에는 1년에 50권은 읽어야지!라는 야심 찬 말도 썼던데 그런 목표는 아직까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고 그런 목표를 세웠는지도 몰랐다. 나는 이번에 26권 읽고 완전 감격하고 있는데. 하긴 2020년 하반기의 속도로 1년 내내 읽으면 50권 읽을 수는 있겠다. 2010년의 목표, 20201년에는 달성할지도 모르겠다.


2020년에 읽은 책들을 소개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이전엔 별로 책을 안 읽었는데" 하고  뭘 읽었는지 쓰다가 글이 이렇게 길어졌다. 위에서 발굴했다고 한 2010년의 책 목록을 보며 하나하나 감상을 적다 보니 또 길어져서 그건 따로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 2010년의 책, 그리고 기억 속에 생생한 2020년의 책 글 두 개를 따로 더 써야 되겠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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