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어깨가 아픈 지 일 년이 넘었다.
처음엔 옷을 입고 벗기 조금 불편한 정도였다.
그다음은 안전벨트 매기가 불편해졌다.
다음은 가방을 왼쪽으로 멜 수가 없었다.
그러다 지금은 밤에 잠을 잘 때도 어깨와 팔이 아파 끙끙 앓는다. 깜짝 놀라기만 해도 팔이 아파 한참을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 이러다 정말 팔바보가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일본여행에서 쟁여 온 파스를 두서너 개씩 붙여 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오십견에 좋은 스트레칭을 따라 하기도 한다. 병원을 다녀봐도 마찬가지다. 비싼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어 병원 가는 일도 그만두었다.
설 연휴에 여행을 가면서 '쉬면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여행지에서도 여전히 어깨는 깜짝깜짝 놀라게 아팠다. 남편이 옆에서 안쓰럽게 쳐다보며, "오십견은 일 년 좀 지나면 저절로 나아. 다 나을 때가 되어가네." 하며 등을 쓸어준다.
일 년이 좀 더 지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회사 근처의 마사지숍에 예약을 했다.
몸이 말을 걸고 있다.
당연했던 평소의 생활이나 습관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요즘은 내 몸의 연약한 순간을 맞닥뜨리는 그 순간이 나를 가장 바로 보는 시간이 된다.
교만했던 생활습관, 식사 패턴, 수면 시간들...
몸이 말을 거는 순간이 없었다면 나를 바닥까지 돌아볼 수 있었을까.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한다.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지. 긴장하지 말아야지. 원망하지 말아야지.
연약한 몸을 잘 관리해서 친구처럼 지내야지.
조용히 변화를 받아들인다.
나이듦은 이렇다.
오늘도 기도한다.
"주님, 어린아이와 같이 힘 쭉 빼고 잘 수 있게 해 주세요!"